#시작해 _32

[마스크 / 정예승]
마스크가
꽃이었으면
좋겠다.
계속 꽃향기가 솔솔~
날 테니까,
그럼 입이 신날 거야.
(중앙탑초등학교 3학년)
중앙탑초등학교 정예승 학생의 시 ‘마스크’는 작년 봄에 쓴 작품이라고 합니다. 작년 봄에는 코로나19로 참 힘들었는데요. 깜빡 잊고 마스크를 안 쓰고 나갔다가 후다닥 집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는 외출을 하려고 마스크를 찾다가 우연히 거울을 보고 쿡, 웃음이 터졌는데요. 마스크를 쓴 거울 속의 제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작년 봄에는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꽃을 봐도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가까이 냄새를 맡을 수 없으니까요. 그러니 날마다 쓰는 마스크가 꽃이었다면 하는 생각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면 늘 답답한 입도 얼마나 신이 날까요.
아, 그런데 올봄은 다행이에요. 마스크는 서운하겠지만 이젠 “우와! 꽃이다.” 외칠 수 있으니까요. 마스크를 쓰고 않고 꽃 가까이 대고 향기를 맡을 수 있으니까요. 어쩌면 콧물이 꽃에 닿아도 꽃은 반가움에 찡그리지 않고 활짝 웃을지 모릅니다.
<감상: 김경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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