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환이냐’ vs ‘계승이냐’ 한판승부
-지지·교육정책 공방전 한층 치열
[울산시민신문] 울산교육감 보궐선거는 진보와 보수 간 맞대결 구도로 사실상 확정됐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패했던 보수 성향 김주홍 예비후보와 진보 성향 천창수 예비후보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당초 다자대결 양상을 보였던 선거는 무려 3명의 후보가 후보 등록(16~17일)에 앞서 중도에 사퇴했다. 선거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자 후보 지지 선언이 잇따르면서 양 측 간 정책 대결은 한층 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자구도서 양강으로
오는 4월 5일 치러지는 울산교육감 보궐선거는 지난해 6·1 지방선거의 2라운드가 됐다. 당초 5명이 출사표를 던진 이번 선거는 보수-진보 모두 선거 막판까지 단일화 논란을 거듭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보수와 진보 성향 후보들이 일찌감치 사퇴해 맞대결 구도로 정리됐다.
진보 진영의 적극적인 추대로 선거에 나서게 된 천 후보는 노옥희 전 교육감의 남편이고,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김 후보는 지난 6·1 선거에서 노옥희 후보와 맞붙어 석패했다. 노 교육감이 55.03%의 득표율로 44.96%인 김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정책 대결로 공방 격화
양 측은 교육정책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예고하고 있다. 보수의 김 후보가 당선되면 학력 향상과 우수 인재 발굴 등 이른바 수월성 교육이 강화돼 포괄적성교육과 학생 인권, 노동 교육 등은 폐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진보의 천 후보가 이기면 평등한 출발선과 공교육 강화 등의 진보적 가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교육개혁을 통한 기초학력 보장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온라인 유명 ‘1타 강사 강좌’ 무료 제공, 기초학력 진단 평가 실시와 함께 월 10만 원 학교체육 바우처 및 연 10만 원 문화체험 바우처 지급 등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20여 년간 학생 교육을 위해 교단에 서 왔고, 울산교육이 처해 있는 현재 상황을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다”며 “울산교육을 바로 세우고, 교육개혁 대전환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노 전 교육감의 교육철학 계승에 방점을 찍고 지지층 확산에 나서고 있다. 그는 노 전 교육감의 통합 맞춤형 학습지원 체제 구축을 공약했다. 초1은 수리 및 한글교육, 초3은 영어 교육, 초6은 전환기 기초학습 지원, 중1은 기초학력 집중학기제 운영 등 학년별 기초학력 디딤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사립유치원 무상교육 조기 실현, 1수업 2교사제 중학교 확대 시행도 추진한다. 천 후보는 “이번 선거가 울산교육이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과거로 후퇴할 것인가를 결정할 것”이라며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 교육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후보 지지선언 잇따라
선거가 보수와 진보 양강 구도로 확정되면서 선거전이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 관변단체와 교육단체 등을 중심으로 두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이 엇갈리는 등 어느 누구도 당선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평도 나온다.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울산시협의회는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울산대 교수들로 구성된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울산대학교지회(민교협)는 성명을 내고 천 후보 지지를 밝혔다. 앞서 지난 6일에는 학부모 30여 명이 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사전투표 변수될 듯
교육감 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닌데다 정당 공천도 아니어서 단체장 선거보다 관심도가 떨어져 투표율은 대체로 낮을 전망이다. 그러나 교육감 유고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처음 치러진다는 점에서 사전투표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전투표는 3월 31일과 4월1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한편 울산교육감 보궐선거의 울산 학생 유권자수는 지난 8일 기준으로 3380명으로 집계됐다. 시교육청은 만 18세 학생들이 보궐선거 당일 외출이나 조퇴 등 학교장의 허락을 받아 투표에 참여할 경우 투표확인증을 제출하면 모두 출석으로 인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