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생산직에 몰리는 ‘구름 지원’... ‘빈익빈 부익부’ 심화
대기업 생산직에 몰리는 ‘구름 지원’... ‘빈익빈 부익부’ 심화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3.03.14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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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산직’ 현대차 서류 마감 결과
400명 뽑는데 18만명 이상 몰려
정유·석화업체 공채도 대거 지원
반면 중소기업은 인력난 시달려
지난 9일 울산 온산공단에서 열린 에스오일 샤힌 프로젝드 기공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김두겸 울산시장 등 참석 인사들이 시삽하고 있다.
지난 9일 울산 온산공단에서 열린 에스오일 샤힌 프로젝드 기공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김두겸 울산시장 등 참석 인사들이 시삽하고 있다.

[울산시민신문] 이른바 ‘킹산직(킹+생산직)’이라 불리며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현대차 생산직 채용이 지난 12일 마감됐다.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한 걸로 알려진 가운데 현대차뿐만 아니라 울산지역 생산직 공채마다 엄청난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좁은 취업문이 열릴때마다 지원자가 쇄도하고 있는 것인데, 근로조건이 좋은 대기업에 지원자가 구름처럼 몰리는 것과 달리 중소기업은 여전히 극심한 인력난을 호소하는 등 ‘빈익빈 부익부’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14일 울산 취업시장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술직 공개채용 서류접수가 지난 12일 마감됐다. 현대차가 10년 만에 실시하는 생산직 채용은 공고 첫날부터 수만여 명이 한꺼번에 채용 홈페이지에 몰리면서 화제가 됐다. 

현대차는 학력과 연령 제한없이 무스펙으로 진행해 많은 인원이 지원했지만 공식적인 집계 결과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취업시장에서는 400명 채용에 18만 명 이상이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18만 명 이상이 지원했다면 채용 경쟁률은 450대 1을 웃도는 셈이다. 

현대차는 이달 말 서류합격자를 발표하고 이후 면접 전형과 인·적성 검사, 신체검사 등을 거쳐 7월께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현대차는 올해 400명에 이어 내년에도 300명의 생산직 인력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사무직을 포함한 현대차의 평균 연봉은 지난 2021년 말 기준 9600만 원이었다. 생산직은 만 60세 정년 보장에 정년 후에도 1년 더 계약직으로 일하고, 현대차 구매 시 평생 할인(재직 시 최고 30%, 퇴직 후 25%)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을 들어 취업시장에선 ‘킹산직(킹+생산직)’으로 불리고 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최근 울산에서 진행된 대기업 생산직 채용마다 엄청난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4조 2교대 근무제를 본격 시작한 지역 정유·석유화학업체의 생산직 채용에는 구름 지원이 이어졌다. 

생산직 연봉킹으로 불리는 에쓰오일이 지난달 24일 생산직 채용을 위한 서류접수를 마감한 결과 평균 2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생산직 100명을 선발한 SK울산콤플렉스에는 7000명 이상이 몰려 경쟁률은 70대 1을 넘어섰고, 비철금속업계 최초로 4조 2교대 근무를 도입한 고려아연 생산직 근로자 채용에도 40명 모집에 1000명 이상이 지원하는 등 한 개의 일자리를 놓고 수십 명, 수백 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좁은 취업문이 열릴 때마다 엄청난 지원자가 몰린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여전히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울산지역의 지난 1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만1000명 증가했지만, 6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30대 취업자는 오히려 줄었다. 지난 1월 울산의 고용률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64.6%에 그친 반면, 실업률은 4.4%로 전국 4번째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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