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1호 영업사원’ 김두겸
‘울산 1호 영업사원’ 김두겸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3.03.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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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수장 잇단 친기업 행보에 
기업들 신규 대형 투자로 화답
해외순방보고회선 낭보도 전해
고래 춤추게하듯 관료 움직여야 
정두은 편집국장
정두은 편집국장

김두겸 울산시장의 1호 업무지시는 기업 투자 유치 활성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울산시가 지난해 현대차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지원을 위해 직원을 파견한 것이나 석유화학업체 인허가 지원을 위해 서둘러 전담팀(TF)을 구성하는 등 속전속결로 닻을 올렸던 이유이다. 이 같은 속도전은 노쇠한 산업도시 울산 재건을 위해 정확히 짚은 처방전이라 할 수 있다. 김 시장이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1호 공약으로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선 8기 울산시의 친기업 행보에 기업들은 신규 대형 투자로 화답했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에 2조 원, 에쓰오일이 초대형 석유화학시설인 '샤힌 프로젝트'에 9조2000억 원, 고려아연이 2차전지 소재 공장 신설에 1조 원을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이 중 샤힌 프로젝트는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 사업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해외사절단을 이끌고 중동을 방문한 김두겸 시장은 지난 20일 해외순방 성과보고회를 열면서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에쓰오일의 모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ARAMCO) 측이 부지 문제가 해결된다면 샤힌 프로젝트 이후에도 울산에 신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내용이다. 지난 9일 기공식을 연 샤힌 프로젝트만 해도 울산지역에 엄청난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추가 투자 계획까지 있다니 시민들에게는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없을 터이다.

아람코의 추가 투자는 반드시 이뤄내야 할 울산 시정의 최고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샤힌 프로젝트만 해도 건설 기간 최대 하루 1만7000명의 일자리가 생기는데, 여기에 추가 투자까지 이뤄진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실질적인 투자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김 시장은 ‘울산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하고 있다. 울산 인구가 늘고 시민이 행복할 수 있다면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거다. 앞서 김 시장은 취임 초 ‘대한민국 최고의 비즈니스 시장’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민들이 용인한다면 언제든 ‘울산 세일즈맨’으로 뛸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사실 울산 안에선 110만 시민들의 ‘미래 먹거리’나 ‘성장동력’을 제대로 찾기가 어렵다. 대한민국 전체에서, 아니 세계 속에서 울산의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김 시장이 “해외사절단 파견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뒤지지 않고 도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고, 울산의 미래상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 읽혀진다.

그러러면 김 시장을 울산 한곳에만 머물게 해선 안 된다.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울산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곳이라면 언제, 어디든 찾아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취임사와 성과보고회에서 강조했듯이 광폭행보로 ‘울산 세일즈맨’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울산시 서울사무소를 ‘울산 세일즈’의 전초기지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예산과 인력의 한계를 탓할 상황이 아니다. 

한때 울산시 공직사회에선 “시장은 열심히 뛰는데, 관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 솔솔 흘러 나왔다. 울산시가 지난달 시장의 지시 사항을 다른 업무보다 우선시하는 내용을 담은 지침을 제정해 시행하는 이유랄 수 있다. 이 지침은 본청과 직속기관의 실·국·본부장 등이 시장 지시를 다른 업무보다 우선해 세부 추진 방향을 결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한 게 골자다. 시장이 열정을 갖고 주재한 각종 회의와 기업 민원이 관료들의 서랍 속에서 장기간 잠을 잤다면 시장과 해당 기업이 직면한 답답함은 ‘안 봐도 뻔하지 않을까’. 

누가 뭐라 해도 공직사회 개혁은 일 안 하는 사람에게 벌을 주고, 일 잘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는 간단한 원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공직자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경제 전쟁에서 살아 남기 어렵다. 시장이 혼자 뛰어 이룰 수 있는 일은 없다. 시장의 지시 사항이 관료들의 서랍에서 잠자지 않으려면 고래를 춤추게 하듯 관료들을 움직여야 한다. 울산 1호 영업사원이자 시정 최고경영자인 김 시장의 어깨가 그래서 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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