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시 한 편》

[져 줍니다 / 손동연]
해가
집니다.
아니, 져 줍니다.
그래야
달이 돋거든요.
별들도 또랑또랑 눈 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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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연 시인의 동시《져 줍니다》를 읽어 보면
해가
집니다.
아니, 져 줍니다.
집니다 와 져 줍니다는 해의 마음을 읽기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집니다는 왠지 내가 남에게 떠밀려 가는 느낌이지만 져줍니다는 여유와 배려를 느낄 수 있어 고개가 끄덕끄덕해졌어요. 아! 그렇구나!
해의 마음을 알고 나니 마음이 참 따뜻해졌어요
해가 빨리 져 주어야
달이 돋고 별도 또랑또랑 눈이 뜨구나
마음 넓은 해
누구에게나 응원해 줄 수 있고 박수쳐 줄 수 있는 넓은 해의 마음을 져 줍니다 에서 배웠어요.
나도 잘할 수 있다 끝까지 가보자는 자신감도 중요하지만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잘하라고 응원해 주고 배려 해주는 그 마음도 참 중요할 거 같아요. 힘껏 박수 쳐 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되었으면 해요. 그래서 '함께'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손동연 시인의 동시 《져 줍니다》에 나오는 주인공 해처럼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글 : 박해경 아동문학가, 동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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