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시 한 편》
[아파트 엄마 / 하지혜]
연꽃축제에 가는 자동차 안에서
시집을 읽던 엄마
나트막한 언덕을 보자
ㅡ저만하면 몇 평일까?
넓은 들판을 보자
ㅡ저 들은 몇 평일까?
연꽃 핀 커다란 저수지를 바라보며
이만하면 아파트가 몇 챈데....
엄마 머릿속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
하지혜 시인의 동시 아파트 엄마를 읽으면 아직도 집이 없는 엄마는 집이 너무나 가지고 싶어 보이는 것마다 아파트 평수로 보이는 것 같아요. 얼마나 넓을까 좁을까 높을까 낮을까 늘 마음속으로 머릿속으로 집을 그려볼 거예요. 그럴 수 있잖아요. 어린아이 눈에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겠지만 어른들은 충분히 이해 가고 공감이 갑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들이 마음 놓고 지낼 수 있고 가장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집이니까요. 그래서 엄마는 온 마음을 담아 넓고 아늑한 집을 가장 좋은 집이라 생각하고 가족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실 거예요.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재산을 늘리기 위해 큰 평수를 원하다 보니 단란한 가족의 행복보다 빚 갚느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버립니다. 동시 《아파트 엄마》를 읽고 집 마련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시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살겠다는 청춘 남녀들도 집 마련이 어려워 결혼을 포기한다고 합니다. 아파트 엄마가 우리나라 모든 엄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글 : 박해경 아동문학가, 동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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