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은 황사를 품은 꽃바람
봄바람은 황사를 품은 꽃바람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3.05.0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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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황홀한 서정은 옅어지고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어
아름다운 산천의 보존 노력은
누구나 관심 가져야 할 분야
이두남 발행인
이두남 발행인

봄바람은 향기를 품은 꽃바람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봄의 미풍이 불면 산천은 그야말로 꽃 대궐이고 상춘객들은 꽃향기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한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개화시기가 빨라 상춘객들의 마음은 더욱 조급해졌다. 그러나 유독 눈부셔야 할 사월의 하늘이 푸르지만은 않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한때 봄비가 지나간 후의 연록은 더욱 성숙한 색감으로 차려입고 또 우리를 반기지만 어느덧 봄의 황홀한 서정은 황색 바람에 퇴색되어 가는 것 같다. 벌떼처럼 들뜨던 내 마음도 황사와 송홧가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뿌옇게 뒤덮인 미세먼지 속에서 맑은 날을 보기 힘든 것은 침침한 시력 때문일까? 

코로나19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마스크 착용 의무 방침이 해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초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려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봄의 성찬을 준비한 꽃들은 시름시름 그 향기를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 

씨앗은 흙을 만나야 싹이 트고, 고기는 물을 만나야 숨을 쉬고, 사람은 따뜻한 사랑과 맑은 공기를 마셔야 그 행복감이 더해진다. 맑은 공기를 비롯해 우리에게 소중한 자연은 모두 공짜라 생각하고 소중함을 잊은 채 살아왔다. 그러나 아름다운 봄날을 훼방하는 미세먼지와 맞닥뜨리니 비로소 그 소중함을 되새기게 된다.

WHO 유럽지구 보고서에 따르면 수개월 이상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심장질환 및 폐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질병관리청은 심, 뇌혈관 질환 발생의 위험을 고려해 대사증후군이나 당뇨병 환자에게 가급적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영향을 받는 부위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과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극복을 위해 사회구조적 변화와 중국, 몽골 등의 사막화를 줄여 발생 원인을 제거하고 도시 공해와 산업 매연의 감축은 물론 개인의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환경의 중요성은 소비와 생산을 구분하지 않고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이고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된다. 대기질이나 공해문제는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개선해 나가야 되지만 더 나은 삶을 바라며 개발과 자연을 훼손하는 인간의 속성 때문에 우리의 미래는 더욱 흐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된다. 

환경과 대기질의 개선은 온실가스 감축과 산불예방 등으로 인위적 자연훼손을 막고 미래세대에 더 큰 재앙을 초래하지 않도록 현재 우리가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러나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뿐더러 막상 실행에 옮기는 것은 귀찮고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개인의 사소한 행동이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 싶어 나 하나쯤 이라는 도피처를 쉽게 찾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찾아보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만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이 습관화 되어야 한다. 지금도 산이나 바다, 그리고 길거리,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곳 어디에서나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자연 속에 버려진 양심을 쉽게 발견한다. 물론 쓰레기를 생산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자신의 잘못된 행위가 미래의 우리에게 어떤 보복으로 돌아올지 한 번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유례없는 펜데믹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나 자연에 의한 재앙은 예견할 수 없을 정도로 위력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인간의 힘으로 방어하기 힘들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물론 환경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배달음식은 무조건 일회용 용기로 배달되었지만 언제부터 소비자의 선택으로 바뀌었고 다회용기에 배달되는 경우도 많다. 마트에서 비닐봉지는 이미 사라졌고. 식당이나 주유소 등에서는 영수증을 선택해서 발행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작은 노력이 모여 쓰레기 더미로 피폐해지는 산천을 지킬 수 있다면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은 과감하게 버리고 함께 동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구 온난화 탓인지 5월의 신부 아카시아 꽃은 4월에 벌써 활짝 피어나 달콤한 향기를 내뿜으며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를 반겨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황사처럼 답답한 마음은 왜일까? 그렇지만 우리 모두가 환경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내일은 푸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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