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고래 아기고래 / 서순옥
엄마고래 아기고래 / 서순옥
  • 이시향 시민기자
  • 승인 2023.05.17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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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 동 한 편》

 

 

 

 

 

 

 

 

 

 

[엄마고래 아기고래 / 서순옥]


엄마고래가 큰 꼬리로 휘둘러 물장구치면
아기고래는 작은 꼬리로 달랑달랑 흉내내고
엄마고래가 수면으로 힘차게 뛰어 오르면
아기고래도 어설픈 동작으로 따라하지요

친구고래들과 놀다가 배가 고프면
엄마젖도 맛나게 배불리 먹고
엄마고래의 눈빛과 소리를 배워가며
엄마고래 아기고래는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죠!

엄마고래는 그물에 걸리고 말았답니다
그물에서 빠져나오려고 몸을 뒤틀어보지만
숨을 쉬지못해 의식이 희미해져가는 엄마고래는
마지막 젖을 아기고래에게 물렸습니다

 ☆☆☆


 서순옥 시인의 동시《 엄마 고래 아기고래》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동시입니다.

 엄마 고래가 큰 꼬리로 물장구를 치면 아기고래도 작은 꼬리로 달랑달랑 흉내 내고 행복한 영상이 떠오릅니다. 인간의 욕심은 바다에 사는 고래까지도 못 살게 만듭니다.

 엄마 고래가 그물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숨을 쉬지 못하는 엄마 고래지만 끝까지 아기 고래에게 젖을 물립니다.

 고래에 집착하는 사람들 때문에 무분별한 포경으로 멸종 위기종인 된 고래를 지키고자 또 다른 사람들이 노력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40년간 절반으로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하니 고래도 여기에 속하지 않을까 합니다.

 한때는 돌고래쇼라고 해서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했지만, 우리 사람들이 행복해지고자 고래의 행복을 빼앗아 버리는 것은 결국 우리 사람들의 행복을 파괴하는 일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살아 있는 창조물 가운데 가장 거대한 짐승이 리바이어던이다. 리바이어던은 깊은 물속에 갑(岬, 산허리)처럼 길게 드러누운 채 잠을 자거나 헤엄을 치는데, 그것은 마치 대지가 움직이는 것 같다.”

- 존 밀턴, 《실락원》

지금도 넓은 바닷가에서 거대한 대지가 움직이고 있겠지요?

 

[글 :  박해경 아동문학가, 동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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