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동맹시, 울산 vs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戰雲
“미래 먹거리”... 동맹시, 울산 vs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戰雲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3.05.2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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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발표 앞두고 경쟁 치열
유치 장점 부각·최적지 강조
동맹시 간 한치의 양보 없어
산학연정 가세로 열기 고조
김두겸 울산시장이 지난 8일 삼성SDI 울산공장을 방문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투자 지원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지난 8일 삼성SDI 울산공장을 방문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투자 지원을 요청하는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울산시민신문]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이차전지 분야 세계 1위를 목표로 2026년까지 39조 원을 투입하는 특화단지를 내달 발표하면서 해오름동맹시로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울산-포항’ 두 도시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울산은 전국 1위 리튬 이차전지 공급망을 가진 산업도시이고, 포항은 이차전지 핵심 요소인 국내 최대 양극재를 생산하는 철강도시다. 두 도시에선 정치권과 경제계, 학계까지 합세해 뿜어내는 열기 또한 거세다. 

두 도시는 주력산업이 쇠락하고 세계적 산업구조 흐름이 저탄소·친환경 기조로 바뀌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이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인허가 기간이 줄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공장 용적률 완화 등 각종 혜택을 받는다.

■울산, 리튬 이차전지 공급망 전국 1위

산업도시 울산은 전지제조업체인 삼성SDI와 고려아연 등 비철금속과 정밀화학 등 업체들이 ‘이차전지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일찍부터 선제 투자에 나섰다. 

고려아연이 이차전지 생산공장 건립에 1조 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생산공장을 신·증설하는 등 이차전지 산업 관련 업체들이 이미 투자했거나 2030년까지 투자할 관련 사업비는 9조 원에 달한다. 2009년 일찌감치 자동차용 전지 공장을 세운 삼성SDI는 국내 최초 전고체 배터리 시험라인을 구축해 이차전지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울산은 전국 1위 리튬 이차전지 공급망도 가졌다. LSMnM, 이수화학, 에스엠랩 등 관련 업체도 밀집해 있다. 이들 기업은 이차전지의 4대 요소인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을 생산하고 제품 생산,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산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세계적 연구 역량의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울산테크노파크 등은 기초연구부터 사업 실증, 인력 양성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 차세대 리튬이차전지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연내 개소를 목표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 지원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정치권도 힘을 보탰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등 울산 출신 국회의원들은 최근 열린 울산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시의회는 이차전지 기업 육성과 기반시설 구축, 인재 양성 등을 지원할 조례안을 내달 열리는 정례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최근 삼성SDI 울산공장을 방문해 적극 투자를 요청한 김두겸 시장은 “이차전지 후보지 유치는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이라고 말했다.

■포항, 양극재 생산량 연간 15만t 전국 최대  

이에 맞서는 철강도시 포항의 화력 역시 막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학연관이 혼연일체가 돼 포스코에 이어 '제2의 철강 신화'를 꾀하고 있다. 

이차전지를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인프라 구축과 투자유치에 나서 에코프로·포스코 퓨처엠 등 이차전지 소재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영일만산업단지 등에 포진해 있다. 

특히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할 수 있다. 양극재는 이차전지의 핵심 요소다. 
포항의 양극재 생산량은 연간 15만 t으로 국내 최대 수준이다. 포항시는 2030년까지 양극재 생산량을 100만 t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차전지 전문 인력도 포스텍과 한동대, 포항폴리텍 등에서 매년 5000명 이상 배출된다.

특히 포스코 그룹이 철강외에 이차전지 소재산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선정, 집중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특화단지 유치에 나선 포항에겐 유리한 요소다.

이강덕 시장은 “특화 단지 지정을 발판으로 포항이 포스코 같은 기업을 다시 만들어내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미래를 주도하겠다”고 했다.

■6월 특화단지 발표… 군산, 청주, 상주도 가세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에는 해오름동맹시 외에도 경북 상주와 전북 군산, 충북 청주도 유치전에 가세한 상황이다.

이들 도시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입지 여건이나 환경이 가장 적합하다고 내세운다. 상주는 지리적 장점을 내세워 충북과 포항, 울산을 연결하는 이차전지 벨트의 가교도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군산은 값싸고 넓은 부지가 최대 강점인 새만금을, 청주는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비엠 등 소재 기업의 장점을 각각 내세우며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도전장을 낸 5개 지자체가 지난 17일 서울에서 열린 '특화단지 평가 발표회'에서 발표를 마친 가운데 정부는 심사를 거쳐 내달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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