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대기업 창업주 거대 흉상 제작 논란
울산시 대기업 창업주 거대 흉상 제작 논란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3.05.31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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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찬반 논란 속에 울산시 강행 의지 보여
찬성 측 “산업수도 자처...큰 족적 남긴 인물 외면 모순”
반대 측 “평가가 엇갈릴 수 있는 기업인 우상화 우려”
김두겸 시장 “울산 기틀 마련한 기업인 업적 예우해야”
김두겸 울산시장이 31일 울산 기업인 흉상 제작 추진 사업이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자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울산시)
김두겸 울산시장이 31일 울산 기업인 흉상 제작 추진 사업이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자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울산시)

[울산시민신문] 울산시가 추진하는 울산 관련 기업인 흉상 제작에 지역사회가 떠들썩하다.

31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울주군 언양읍 울산과학기술원 인근 24호 국도 주변에 40m 안팎의 대형 흉상을 설치하겠다며 사업비 250억 원을 추경 예산안에 편성했다.

사업 부지는 구릉지인데다 흉상 아래에 설치될 기단까지 고려하면 국도변과 울산고속도로 일대에서는 어디서나 눈에 띄는 거대한 조형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기업인 흉상이 설치되면 울산을 방문한 외지인이나 울산시민들이 한 번씩은 구경하게 되는 '관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역대 대통령 4명의 얼굴 조각으로 유명한 러시모어산 국립공원의 ‘큰바위얼굴’ 조각상과 같은 효과를 기대한다.

대상 기업인은 울산에서 태어났거나 기업 활동을 한 기업인으로 우리나라와 울산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이다. 현재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최종현 SK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등이 대상에 올랐고, 시는 2명 이상 흉상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김두겸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울산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끈 공업도시이면서, 현재 특·광역시 중에 대기환경이 가장 좋은 친환경 도시이기도 하다”며 “오늘날 이런 영광의 시작은 기업에서 시작됐고, 그 창업주들의 업적을 기리고자 흉상 설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업의 배경에는 기업들이 울산에서 계속 기업활동을 이어 나가면서 재투자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도 있다”며 “부족한 인재, 높은 땅값 등으로 수도권 투자나 이전을 고려 중인 기업이 적지 않는데, 흉상 설치 사업은 그런 결정을 재고하도록 하고 울산 재투자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의 기업인 흉상 추진에 지역사회에선 찬반 논란이 거세다. 

찬성 측은 ‘산업도시 울산’은 기업 관련 인물을 발굴하고 조명하는데 인색할 이유가 없다는 거다. ‘산업수도’를 자처하면서 울산 산업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을 외면한대서야 모순이라는 얘기다. 

반면 '평가가 엇갈릴 수 있는 기업인을 우상화할 우려가 있다'라거나 '특정 인물을 강조하는 흉상 자체가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게 반대 측의 논거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요금이 폭등하고 물가로 급증하는 시기에 이런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눈과 귀를 의심하고 있다”며 “추경 예산은 본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시급한 사업을 반영하는 것인데, 이번 추경 예산 전체 금액의 88%를 차지하는 흉상 건립이 시급한 사업인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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