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예쁜 이름 / 김경구
제일 예쁜 이름 / 김경구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3.07.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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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 시 한 편》

 

 

 

 

 

 

 

 

 

 

 

 

 

 

 

[제일 예쁜 이름 / 김경구]
      _임금님 똥 


나는 향기 솔솔
활짝활짝 핀 꽃이 아니에요
임금님의 똥이에요

임금님의 매화틀에
뿌직뿌직
볼일을 보면

가끔은 어의가
나를 검사해요

모양
색깔
냄새
나를 통해
임금님의 건강상태를 살펴요

똥 중에
제일 귀한 대접 받고
제일 예쁜 이름 가진 나
매화


☆☆☆

 임금님 똥을 매화라고 부른다는 것을 나는 중1 때 어느 책에서 보고 "아 뭐야  똥이면 똥이지 매화라니 임금이면 다야"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임금님의 존재를 깊이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이제는 성장의 고통을 겪으며 어른이 되었는지 임금님의 존재가 얼마나 크고 높은지를 알 것 같아 임금님의 똥을 매화라 부른다고 해서 넘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통치자인데 건강이 좋지 않아 갑자기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나라는 물론 백성들도 혼란에 빠져 한순간 무너질 게 뻔하다. 지금의 대통령이 그렇다고 생각하면  빠르게 이해가 된다. 똥 이름이 매화면 어떻고 동백이면 어쩌라 백성이 임금님이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는 똥을 들여다보면서 건강 상태를 살펴야 했을 것이다. 지금처럼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을 테니까.

 임금님이 건강하셔서 나라를 잘 보살피라는 백성들의 어여쁜 마음이 전해져 임금님의 똥도 어여쁜 매화라 부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김경구 시인의 《제일 예쁜 이름》 임금님 똥을 읽으면서  옛날의 임금님은 예쁜 이름 똥값을 하기 위해서라도 백성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정치를 했을 것 같다.

[글 :  박해경 아동문학가, 동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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