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전망에 ‘종건’도 픽픽… 울산 건설업계 폐업 도미노
암울한 전망에 ‘종건’도 픽픽… 울산 건설업계 폐업 도미노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3.07.18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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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건설업체 폐업건수 38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넘어
원자재 가격 급등에 전망도 우울

지역 건설업체 하도급률 20%대
시의회, 건설업 활성화 대책 주문
울산시는 지난 달 22일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2023년 2분기 하도급률 제고 점검회의’를 가졌다.
울산시는 지난 달 22일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2023년 2분기 하도급률 제고 점검회의’를 가졌다.

[울산시민신문] 올해 상반기 문을 닫은 울산의 종합건설업체 수가 3건으로 파악됐다. 건설 시장은 종합건설업체(종건)의 폐업이 하청인 전문건설업체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도미노식 구조여서, 올 1~6월 울산에서 38곳의 건설사가 쓰러졌다. 하반기에도 여전히 건설경기 전망은 좋지 않아 체력이 약한 지역 건설업체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1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CON)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울산의 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총 3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건)보다 세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한 해동안 폐업 신고가 43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폐업 신고는 급격하게 늘어난 셈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종건의 폐업은 그만큼 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가 나빠 착공 물량이 많이 줄어든 것이 주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관급공사는 사정이 조금 낫다. 지난 5월 말까지 울산 전문건설 업체들의 하도급률은 29.89%로 파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p 늘어난 것인데, 지피에스발전소, 울산 북항 건설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원청인 지역 전문건설업체의 하도급률이 최근 5년 간 20%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시 차원의 강력한 지원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시의회는 지난 17일 열린 임시회에서 시 발주 사업에 실적이 없는 신규업체도 참여할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종건은 발주자와 원도급자, 하도급자 등으로 나뉘는 건설 시장에서 원도급자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종건은 하도급자에 해당하는 전문건설업체에 하청을 준다. 따라서 건설 시장은 종건의 위기는 전문건설업체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업체 폐업이 지속적으로 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건설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증해 신규 수주가 늘어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7월 월간 건설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건설 수주는 18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9.8% 줄었다. 특히 민간 부문의 부진이 뚜렷하다. 주택과 비주택 건축의 부진으로 14.1% 감소했다.

전문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건설 시장은 원청 한 곳이 쓰러지면 하청 수십개가 연쇄 도산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구조”라며 “하반기에도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진다면 하청의 사정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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