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마음에 건네는 위로
슬픈 마음에 건네는 위로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3.08.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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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현실 비관으로
묻지마 모방성 범죄 늘어 
예의는 우리 전통적 질서 
이두남 발행인
이두남 발행인

염천에 열린 저 하얀 먹구름이며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태풍에 이은 천둥 번개의 섬광 어이 두렵지 않겠는가? 올 여름은 유독 폭염과 태풍의 기세가 강해 UN사무총장은 “이제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지구 열대화로 기후가 돌변하여 인류의 위기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곳곳에서 50도가 넘는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하며 펄펄 ‘끓는 지구 시대’를 경고하고 있다. 때를 같이 하여 인간의 이성도 급격히 황폐해 묻지마 범죄가 백주대낮에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8월이 되면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내 던진 호국선열의 혼을 한 번 쯤 생각한다. 이 땅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광복을 부르짖으며 빗방울처럼 기쁘게 달려오고 8월을 노래하며 뜨겁게 익어가고 있다.

“몸과 마음을 적에게 던져버렸다”고 저격을 표현하는 의연하고 담담한 조선 청년 안중근 의사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며 식민지 청년의 슬프디 슬픈 마음으로 정의롭게 항거한 윤동주 시인, 그리고 평양지법 판사도 재물과 목숨까지도 조국 광복에 바친 불멸의 영웅 박상진 의사가 빛나는 8월이다.

이들과 같이 조국을 위해 희생한 위대한 영웅이 있었기에 우리나라는 올해로 광복 78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고 대한민국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 당시의 청년들이 식민지였던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광복을 염원하며 항거하고 목숨을 바쳤다면 지금은 어떤 생각에 사로잡혀 사는지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의 괴리를 느낀다.

종교에 대한 믿음마저 기댈 수 없는 청년이 늘어나고 우울증으로 마약에 의존하거나 타인의 행복에 대한 질투심이 증오 범죄로 변질되고 있는 실정이다. 혼자 생활하는 청년들이 늘어가면서 자신만이 불행하다는 소외감으로 극단적 선택은 물론 유사 범죄를 모방하는 망상을 키우다가 범행을 저지르고 있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상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회 적응력과 활력을 상실하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명확한 동기를 알 수 없는 범죄를 저질러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것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사회의 악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감정만을 앞세우며 편의적으로 행사하는 자유가 본인은 물론 타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슬픔을 안긴다. 시작은 자유로울지 모르나 끝에는 결코 작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하고 그 책임은 무한하다. 그 때가 되면 우리는 책임의 슬픔에서 자유의 기쁨을 뺀 계산서를 받아들게 될 텐데 슬픔이 얼마나 크고 힘들지 미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강물과 바람은 일순간도 머물러 있지 않고 흐르며 시시각각 변한다. 과거에 집착하거나 현실에 머물러 자신을 비관만 한다면 미래는 없다. 세상의 모든 길이 뒤틀리고 꺾이고 막혔다고 해서 자신의 삶을 갉아 먹는 우를 범하기 보다는 결연하게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다보면 어느새 넓은 신작로에 이른다. 천지에 어둠이 짓누르고 캄캄할 때도 칠흑의 어둠을 깨고 새벽이 밝아오듯 묵묵히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고 노력한다면 분명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마음이 칙칙하고 어두우면 행함 또한 거칠고 사리분별에 둔감해지니 헛된 길에 유혹되지 않길 바란다면 마음의 어둠을 경계하고 스스로를 밝고 맑게 하라’고 했다. 

이러한 비극적인 현실이 발생하는 데는 기성세대들의 잘못도 간과할 수 없다. 선생님이 학생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거나 체벌을 하는 경우에도 오히려 학생이 폭력을 가하는가 하면 학부모들은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을 공격하거나 참을 수 없는 수모를 주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학부모들의 이러한 태도는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기적인 인성이 축적되어 어둠에 길들여지게 하는 행동이다. 선생님 그림자도 밟기 어려웠던 그 시절은 아니어도 인간 존엄성에 대한 최소한의 가치관을 확립 시킬 수 있는 교육이 시급한 시점이다.

물론 처벌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재미로 이런 일을 해서 무고한 시민들이 공포에 사로잡히거나 외출 또한 자유롭지 못한 데는 충분한 처벌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시험과 일등주의에서 벗어나 가장 우선시해야 될 인성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요구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예법을 질서의 기준으로 삼아 강조해 온 나라다. 선한 마음이 깊은 곳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그리고 기성세대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고 밝고 맑은 세상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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