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초 / 김유라]
[0.1초 / 김유라]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3.08.2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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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해 

 

 

 

 

 

 

 

 

 

 

 

 

[0.1초 / 김유라]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나오자
0.1초만에
습한 공기가 나를 감쌌다.

차를 타고 할머니집에 도착해
차 문을 열고 나오자
0.1초 만에
모기떼들이 나를 감쌌다.

할머니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0.1초 만에
할머니의 사랑이 나를 감쌌다.

(전주하가초등학교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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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초는 긴 시간일까요, 짧은 시간일까요?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른 게 시간인 거 같아요. 4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올림픽에 나간 선수가 0.001초 차이로 메달을 못 땄다면 0.1초는 이 선수에게 엄청 긴 시간이죠.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지각한 학생에게는 0.1초는 너무 빠르고 아쉬운 시간이겠죠. 이런 0.1초가 유라 어린이에겐 어떤 시간이었을 까요?

 덥고 습한 날씨를 금방 느끼고, 모기떼가 눈 깜짝할 새 나를 감싸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할머니의 사랑을 어떤 것 보다도 빨리 느끼고 알 수 있는 귀한 시간으로 표현했어요. 사실 할머니의 사랑 앞에선 시간은 무의미 한 것 같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할머니는 항상 유라 어린이를 사랑하셨고, 그 사랑에 어떠한 잣대도 들이댈 수 없을 거예요. 

 이 시를 읽으면서 외활머니가 생각이 났어요. 참 많이 사랑해 주셨는데, 환하게 웃으시던 그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마음이 아파요. 할머니의 사랑이 0.1초 만에 유라 어린이를 감싼 것 처럼, 유라 어린이도 할머니를 0.1초 만에 사랑으로 감싸주는 멋진 손녀가 되길 바랄게요.
<감상 :윤형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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