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해
[꽃 / 김민재]
할머니가 꽃을 본다면
꽃잎이 다 떨어지면 나도 죽겠구나 할 것 같다.
나쁜 사람이 꽃을 본다면
귀찮다고 꽃을 발로 차 버릴 것 같다.
아기가 꽃을 본다면
방긋 방긋 웃으며 신기해할 것 같다.
천사가 꽃을 본다면
햇빛을 보게 해주고 물을 줄 것 같다.
완전 나쁜 악마가 꽃을 본다면
꽃을 태울 것 같다.
내가 꽃을 본다면
꽃을 쓰담쓰담 해 줄 것이다.
(남양주 가곡초등학교 3학년 )
김민재 학생의 동시 첫 행을 보다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생각났어요. 4학 년인데 벌써 그 책을 보았을까? 아니면 할머니를 자주 보러간 걸까. 상상이라면 공감 능력이 뛰어난 학생입니다.
아기와 노인 천사와 악마 여러 입장에서 꽃을 바라보는 생각과 행동을 구체적 묘사를 잘했어요.
특히 민재 학생은 꽃을 본다면 쓰담쓰담 해준다는 그 마음이 예뻐요.
선생님도 민재를 쓰담쓰담 해주고 싶어요.
꽃은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있네요.
모든 식물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어디에 뿌리를 내리는 가에 따라 사랑을 받을 수도 있고 버림을 받을 수도 있어요. 지구에 식물이 없으면 동물이 살아갈 수 없답니다. 그걸 공생공존이라 하지요.
선생님도 꽃을 너무 좋아해 핸폰 갤러리에 꽃 사진이 많답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악한 사람이 없어요. 어쩌면 우린 모두 꽃일지도 몰라요.
김춘수 님의 시 '꽃 '이 생각나네요. 나중에 찾아서 읽어보세요.
《감상: 손설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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