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집 / 이시향]
[물집 / 이시향]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3.10.18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수요일에 시 한 편 》

 

 

 

 

 

 

 

 

 

 

 

 

 

 

 

 

 

 

 

 

[물집/이시향]

 

텃밭에서 종일
양파와 마늘을 캔 아빠
물이 집을
두 채나 지었다며
손바닥을 펴 보여 주신다.

열심히 일하다 보니
저절로 생겼다는 물집
물의 집이 아닌
우리 집도
생겼으면 좋겠다.

 

☆☆☆

 이시향 시인의 동시 《물집》을 감상합니다. 아빠가 종일 텃밭에서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손바닥에 물집이 두 개나 생겼다네요. 아빠는 양파, 마늘 캐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쓰리고 아픈 물집이 생기는 것도 몰랐나 봐요. 열심히 일하다 보면 생기는 물집처럼 열심히 일하다 보면 우리 집이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 집, 내 집 두 개의 단어만 떠올려도 행복해지는 건 왜일까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푼이라도 아끼고 아껴 막상 집을 사려고 하면  집값은 저 멀리 올라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 집 마련의 꿈은 자꾸만 멀어진다고 하네요.


 손바닥에 물집을 두 채나 만들고 들어온 아빠처럼 열심히 땀 흘리며 사는 사람들이 저 많은 집 중에 내 집은 왜 없을까 생각하지 않도록 그저 집은 가족이 이루는 공동체 그리고 사람이 들어서 살거나 활동할 수 있도록 지은 건축물이라고 사전적으로 의미가 있는 집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집은 경제적 사회적 지위 이런 어려운 말로 집을 생각하니까 집값이 자꾸만 올라가기만 하겠지요. 집은 그냥 집이다. 그래서 텃밭에서 열심히 일하는 아빠도 내 집 마련해서 우리 집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쉬지 않을까? 이시향 시인의 《물집》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어요.

[글 :  박해경 아동문학가, 동시 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