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도토리 저금통/이명희]
[숲속 도토리 저금통/이명희]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3.11.0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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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 시 한 편》

 

 

 

 

 

 

 

 

 

 

 

 

 

 

 

 

 

 

 

 

[숲속 도토리 저금통/이명희]


딱새 집인가?
구멍 속 들여다보니
도토리가 수북해

고개 들고 보니
[도토리를 저금해 주세요.
다람쥐에게 먹이를 공급하는데
기여 할 수 있습니다.]
눈에 딱 보이는 안내문

굴참나무 밑에 뒹굴어
양쪽주머니
꽉꽉 넣어온 도토리

부끄러워서 두리번거리다
도토리 저금통에
쏙쏙 넣고 마음이 훨훨.


☆☆☆

 도토리묵의 기록은 임진왜란 시기라고 합니다. 피난을 가던 선조가 도토리 나무의 토리로 만든 묵을 먹고 별미라고 느껴, 이를 궁궐에서도 찾았다고 해서 이를 두고 원래 토리 나무의 이름이 상수리나무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도토리묵은 대한민국, 그리고 일본의 일부 지역에서만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 가는 산에 가면 밤과 도토리가 꽤 많습니다. 도토리묵을 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도토리를 주워 오면 다람쥐 같은 야생동물이 힘들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무심코 주워 옵니다. 아직도 봉지에 담아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자연과 동물과 사람이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어느 산에 가볍게 올라갔더니 도토리는 다람쥐 밥 다람쥐에게 양보하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야생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저도 쥐고 있던 도토리를 슬며시 내려놓고 왔습니다. 양쪽 주머니에 꽉꽉 넣은 도토리는 얼마나 많았겠어요.

 도토리묵 아니어도 우리에게는 먹을 수 있는 것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사람과 함께 살아서  행복하다 야생동물들도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산에서 나는 열매는 야생동물들에게 충분한 양식이 되도록 하는 것이 자연과 동물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이명희 시인의 동시 《숲속 도토리 저금통》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글 :  박해경 아동문학가, 동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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