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부산 유치', 울산도 남의 일 아니다
엑스포 '부산 유치', 울산도 남의 일 아니다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3.11.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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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연구진 생산유발효과 분석
전국 50조...울산 9425억 원 수혜
부산 확정 시 울산 경제도 청신호
정두은 편집국장
정두은 편집국장

전북 새만금 잼버리가 초기 준비 부족과 부실 운영으로 국제적 비난에 휩싸일 때 "2030 부산 엑스포 유치가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었다. 국제적인 망신도 망신이지만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는 부산 엑스포 유치에 여러모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중앙정부 주도의 강력한 리더십에 더해 기업·지자체의 지원, 종교·의료계의 자발적 참여 등 민관의 적극적 협력 덕분에 초기 부실 운영으로 지탄받던 새만금 잼버리는 오히려 한국의 극단적 역동성을 전 세계에 보여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점도 있다. 

이웃도시 부산이 큰 결실을 기다리고 있다. 부산이라는 특정 지역의 염원을 넘어 민관이 총력전을 벌이면서 국가적 과업이 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이달  28일 신선한 소식이 전해지면 대한민국 미래는 새롭게 열린다. 국가 차원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투입하는 이유다.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이탈리아(로마)가 유치 경쟁을 벌이는 ‘2030 엑스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 182개국 투표로 개최지를 결정한다. 이들 중 3분의 2가 개발도상국이고, 3분의 1이 아프리카 국가다. 엑스포를 부산에 가져오려면 결국 이들의 지지를 얻는 게 관건이다. 판세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압도하던 초기와 달리 부산이 상승세를 타면서 박빙세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오히려 부산이 더 유리한 국면으로 가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지난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닷새동안 41개국 정상들을 만나 부산 유치 지지를 요청하는 등 엑스포 유치 ‘폭풍 외교’를 펼쳤다. BIE 회원국의 22%에 해당된다. 유엔총회는 193개 회원국 정상이 참여하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회의이다.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투표권을 가진 BIE 회원국 정상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윤 대통령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산이 개최지가 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부각시켰다.

허나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선 대통령 한 사람 힘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행히 재계 주요 기업들도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어 한 달여 앞둔 부산엑스포 유치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다. SK, 삼성,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그룹들은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 등 주요 도시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전광판, 현수막, 대중교통, SNS 등 모든 매체를 동원해 부산 유치의 당위성과 준비 현황에 대해 알리고 있다. 이들 업체 모두 울산과도 연관이 깊다.

특히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이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기도 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행보는 보다 적극적이다. 최 회장은 최근 아프리카와 유럽 7개국에 이어 베트남까지 강행군을 하며 ‘부산엑스포’ 홍보전에 주력했다. SK그룹사도 최 회장의 유치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SK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별도의 TF 조직을 편성하는 한편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8개 자회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외에서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지지 성향 확인과 지지 의사를 확고히 다지는 데 집중했다면, 개최지 결정을 한 달여 앞두고 벌이는 홍보전은 중간지대에 머문 국가를 철저하게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한덕수 총리가 또다시 지난달 29일부터 4일까지 아프리카·유럽 5개국 순방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말라위·토고·카메룬·노르웨이·핀란드를 3박7일 일정으로 도는 강행군이다. 

한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뜻의 '중꺾마'가 유행했지만, 지금 막판 엑스포 총력전에 딱 어울리는 낱말로 '막꺾마'만한 게 없을 듯하다. 한 총리가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막판까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던 바로 그 말이다. 실제로 '막꺾마 정신'은 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이 불리한 여건을 딛고 지금의 백중 판세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부산이 엑스포 개최지로 최종 결정되면 정부의 도움을 받아 부산이 주도적으로 준비하게 될 터다. 하지만 부산을 이웃한 울산으로서는 결코 남의 일로 여길 수 없다. 고종환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의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가 우리나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에 따르면 6개월가량 개최 예정인 부산엑스포에 전 세계에서 3500여만 명이 찾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이 시간을 활애해 지근거리인 울산을 방문하면 지역의 관광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연구팀은 부산엑스포가 전국에 50조5145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한 터다. 부산 72.75%(36조7477억 원), 이외 지역 27.25%(13조7669억 원) 효과다. 울산은 1.87%에 해당하는 9425억 원으로 추산됐다. 울산이 부산엑스포 유치에 보다 적극적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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