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서생 신규 원전 2기 유치
“뜨거운 감자”...서생 신규 원전 2기 유치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3.11.10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생 주민 원전 유치 선언
추가땐 울산에만 6기 가동
부울경 전체 18기로 늘어
새울원전 3·4호기 전경. 원전을 상징하는 둥근 돔(dome)이 바다를 배경으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새울원전 3·4호기 전경. 원전을 상징하는 둥근 돔(dome)이 바다를 배경으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울산시민신문] 원전 산업은 여론의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 찬성론자들은 국민경제와 산업계 전력공급에 이바지한다는 점을, 반대론자들은 유출 사고 시 재앙적 환경파괴 우려에 포커스를 맞춘다. 통합된 여론수렴이 어렵다 보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은 친원전·탈원전으로 급변하면서 원전 산업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부침을 겪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친원전 정책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원전 6기를 추가로 짓는 계획을 검토하자,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이 원전 유치를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생면 21개 마을 이장단은 지난달 5일 주민 4041명의 서명이 담긴 원전 자율 유치 서명지를 울주군에 제출했다. 서생 주민이 7600여 명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원전 유치에 찬성한 셈이다. 

서생 주민들의 원전 자율 유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건설 중인 새울원전 3·4호기(옛 신고리 5·6호기)도 주민들이 자율유치 건의서를 울주군과 군의회에 냈고 이후 실제 원전 유치까지 이어졌다. 새울 3·4호기는 내년과 내후년 각각 준공을 앞둔 상태다. 2기의 원전을 추가 유치하면 울주군에는 6기의 원전이 가동되는 거다. 

주민들이 원전 유치에 나선 것은 원전 건설로 인한 혜택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새울 3·4호기 자율 유치 당시 주민들은 1500억 원의 상생협력자금을 쥐었다. 이와 별개로 울주군도 1180억 원을 특별지원금으로 받았다. 또 60여 년간 매년 100억 원 가량의 기본 지원금을 받기로 했다. 한수원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새울 5·6호기 유치로 얻는 지역의 경제적 효과는 3조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기본적으로 원전은 찬반 여론이 크게 갈리는 사안이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새로 더 지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스펙트럼도 넓다. 신규 원전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해도 어떤 크기로 몇 기나 지을지, 장소는 어디로 할지, 주민들 설득은 어떻게 할지 논의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다행히 서생 지역은 신규 원전을 찬성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조성됐다.

세계 대다수 국가는 기후 위기와 에너지 안보의 해답을 원전에서 찾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국내외 원전 건설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 건설, 운영 등 전 주기에 걸친 강력한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고,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정부는 탄소 중립과 전력 소비가 많은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산업을 뒷받침하려면 원전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년 수립 예정인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작성 일정을 앞당겼다.

하지만 탈핵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800만 주민이 몰려 사는 부울경 전체로 보면 18기의 원전이 포진하는 대규모 핵 밀집단지를 형성하는 탓이다. 탈핵단체의 한 관계자는 “신규 원전 2기 건설은 부울경 전체 주민의 안전에 영향에 미치는데, 서생 주민들이 이해당사자라며 원전 유치를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원전 유치와 관련, 관할 지자체인 울주군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자율적인 움직임에 지자체가 개입할 수 없다. 동향 파악 정도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정부 전력수급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전 유치와 관련해 어떠한 방침도 정해진 게 없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