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시 한 편》
[우리 선생님 / 김승린]
까만 짧은 단발
동글동글 8자 안경
세상 보는 눈이
내 친구 같다.
가방에
동시 이야기 가득 담아와
큰 목소리로 전해주는
우리 선생님
어떤 이야기를 해 주실까
계속 계속 궁금한데
동시 수업이 끝났다.
속상한 내 마음
우리 선생님 모르시는지
내 이름 적힌 공책 한 권
선물로 주시며
한 번도 하지 않던
내 칭찬도 하고
자꾸만 웃으신다.
*그림 김승린
☆☆☆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두루 이르는 말 선생님이라 부른다. 선생님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그런데 요즘 너도나도 선생님이라 불리는 시대입니다.
아저씨, 아주머니보다 흔한 호칭이 되었습니다.
내가 제일 잘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라 그런지 선생님이라는 호칭 앞에 더 이상 존경과 예의가 사라지고 있어 많이 놀랄 때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여전히 맑은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희망을 키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너도나도 선생님이라 불리는 이 시대에 혹시 선생님이라고 불리고 있다면 어릴 때부터 부모님들이 학교 가는 우리에게 늘 일러주시던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 하는 의미를 생각해 볼 때입니다. 저도 김승린 선생님 동시 《우리 선생님》을 읽으면서 그 의미를 떠 올려봅니다.
[글 : 박해경 아동문학가, 동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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