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울산시 친기업 행정
주목받는 울산시 친기업 행정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4.01.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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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페북에서 이례적 극찬
울산시청 사무관 이야기 공유

민선 8기 2년간 변화 기운 감지
기업, ‘투자·신규채용 확대’ 화답
정두은 편집국장
정두은 편집국장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늘 어렵다는 말을 달고 다닌다.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지금 경기가 좋다’거나, ‘기업 경영할 만하다’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최근 한국은행 등이 내놓은 기업 관련 보고서는 기업들의 한탄이 괜한 소리가 아님을 보여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해 12월 70을 기록했다. 이달 BSI 전망은 68로 더 떨어졌다. BSI는 100 이상일 경우 긍정이 우세하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반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도 지난해 4분기 84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전망은 83으로 떨어졌다. 

경제살리기 핵심축은 언제나 그렇듯 기업이다. 기업의 최종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가 글로벌 무대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기업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기업은 돈을 벌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곳이라면 해외든, 국내 어디든 찾아가기 마련이다. 기업들을 지역에 잡아놓고 활력을 불어넣어 주려면 이곳에서 활동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될 수 있도록 여러 친기업 정책으로 제반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민선 8기 울산시가 추진하는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적)’ 시정 운영이 정부와 타 지자체의 이목을 끈다. 대규모 투자 기업의 공장 신증설 인허가 업무를 지원하고자 공무원을 현장에 파견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 지원 업무를 전담하는 행정조직 개편이나 시 산하 공공기관장에 지역 대기업 임원 임명에서도 친기업 시책이 엿보여진다.

얼마전 한덕수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울산시의 이런 행보에 극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한 총리는 지난 7일 현대차 전기차(EV)의 울산 신공장 인허가 기간을 2년 가량 단축해 10개월 만에 해결한 울산시 공무원을 언급하며 “칭찬하고 박수치고 싶은 일이 있어 페친들에게 소개한다”며 울산시청 최금석 사무관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지난 17일에는 대전시의 규제혁신 담당 공무원을 비롯해 행정·기술직 공무원 10여 명이 기업 투자와 관련한 인·허가 행정지원 업무를 벤치마킹하고자 울산시청을 찾았다.

울산은 민선 8기 출범 2년 간 실제로 달라진 기운이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민선 7기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렵던 분위기다. 우선 김두겸 시장이 기업인들의 ‘기 살리기’에 열성이다. 김 시장은 ‘울산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하고 있다. 그는 취임 초 ‘대한민국 최고의 비즈니스 시장’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민들이 용인한다면 언제든 ‘울산 세일즈맨’으로 뛸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다. 

한때 울산시 공직사회에선 “시장은 열심히 뛰는데, 관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 흘러 나왔다. 시장이 열정을 갖고 주재한 각종 회의와 기업 민원이 관료들의 서랍 속에서 장기간 잠을 잤다면 시장과 해당 기업이 직면한 답답함은 ‘안 봐도 뻔하지 않겠나’. 울산시가 시장의 지시 사항을 다른 업무보다 우선시하는 내용을 담은 지침을 제정해 시행하는 까닭이다.  

기업들이 그렇게 요구해도 요지부동이던 규제 완화에도 적극적이다. 불법주차의 온상인 온산공단의 주차대란을 해소하고자 관련 법규인 주차 조례를 개정해 노상주차장 4000면 설치를 추진한 것은 울산시 적극 행정의 대표적 사례다.

기업은 이에 ‘투자와 신규 채용 확대’로 화답했다. 24일에는 삼성SDI가 1조6000억 원의 양극재·배터리 관련 생산시설 투자양해각서를 울산시와 체결했다. 이에 따라 민선 8기 울산시는 출범 2년여 만에 18조2000억 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유치 실적을 거뒀다. 이차전지 특화단지(특구) 지정, 도심융합특구 지정, 개발제한구역 해제 추진, 공격적 기업유치와 맞춤형 기업지원 전략 등 친기업·일자리 정책이 맺은 결실이다. 늘어난 일자리에 탈울산행렬도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8년여 간 120만 명에서 111만 명 선까지 추락하며 광역시 존립을 위협하던 인구가 최근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울산의 반격은 이제부터라 할 수 있다. 인구 감소세가 멈췄다고 해서 울산이 지방소멸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난 것은 아닐 터다. 울산은 여전히 저출생과 가파른 고령화 속도로 인구균형이 깨지는 등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안으로는 행정의 문턱을 더 낮춰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마련하고, 밖으로는 정부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공언한 기회발전특구와 전력수요의 6월 지역 분산화 시대를 앞두고 지정될 에너지 1호 특구 선점에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특구 유치는 주력산업의 쇠락 속에 성장의 한계에 부딪친 울산이 새로운 산업수도 60년을 다시 시작할 초석을 다질 기회이다. 울산의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두 개의 특구 바퀴가 함께 굴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연초부터 ‘산업화의 심장’ 울산의 옛 명성을 되찾자는 목소리가 울산 시민과 각계각층에서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여러 조건들이 맞아 떨어지는 호기라 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기조와 울산시의 친기업 시정 운영이 맞물리면서 그야말로 투자가 왕창 늘어 성장의 군불을 다시 지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푸른 용의 해 울산의 힘찬 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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