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도시 울산"...민·관이 조성한 상생의 결실
"역동적인 도시 울산"...민·관이 조성한 상생의 결실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4.02.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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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원, SK가 시민들 위해 조성
태화강은 생태 보고로 환골탈태 
유네스코 생태수문학 유역 선정
국가정원 방문객 지난해 500만명↑
SK가 울산시민들을 위해 조성한 울산대공원 내 ‘풍요의 못’ 전경.
SK가 울산시민들을 위해 조성한 울산대공원 내 ‘풍요의 못’ 전경.

조선소의 거대한 크레인, 자동차 공장 안에 꼬리를 물고 해외 선적을 기다리는 신차들, 출퇴근길의 자동차와 오토바이 행렬들….
울산은 활력이 넘치는 역동적인 도시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끌어낸 ‘산업화의 심장’ 울산이 아닌가. 하지만 외지인들이 생각하는 울산은 그리 밝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경쟁하듯 치솟은 우중층한 공장 굴뚝들을 떠올리는 ‘잿빛 도시’, ‘회색도시’로 각인되어 왔다. 

■SK가 기부한 울산대공원

그러나 울산은 크게 달라졌다. 무려 110만 평에 달하는 자연생태공원인 울산대공원이 공업 도시를 확 바꿔놓았다. 인근 부산지역 대표 공원인 부산시민공원 부지가 고작 16만 평, 용인 에버랜드가 43만 평에 불과한데 110만 평이라면 엄청난 규모가 아닌가. 대공원이 자리잡은 곳은 공업탑로터리와 옛 울주군청 바로 옆. 100만 평이 넘는 대규모 공원이 변두리가 아닌, 도시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1만2000여 평의 호수와 100여만 평의 야산 곳곳에 장미계곡, 동물농장, 수영장, 나비식물원, 야외공연장 등 체험학습장이 들어섰다. 매년 5월 열리는 장미축제 기간에는 젊은 연인들이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300만 송이 장미향 가득한 장미꽃 사이에서, 가족 나들이객들은 숲속 그늘이나 파고라에서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을 느긋하게 즐긴다. 대공원 때문에 경주 관광객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는 과장만은 아닐 터다.

울산대공원은 기업이 시민들을 위해 조성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1964년부터 울산에 공장을 지어 기업활동을 해왔던 SK의 고 최종현 회장은 1995년 “악취를 참아가며 기업을 사랑해준 시민들과 이윤을 나누고 싶다”며 세계적인 환경친화공원 조성을 약속했다. 울산시가 땅 매입비를 부담하고 향토기업인 SK가 공사비를 지원해 10년 대역사(大役事)를 마무리했다. SK가 대공원을 울산시에 조건없이 기부했음은 물론이다. 

■줄 잇는 기업들의 사회와의 동행

울산에서 지역사회와 기업의 만남은 대공원뿐이 아니다. 에쓰 오일은 올해도 취약계층에 사랑의 온기를 전달하기 위해 희망2024나눔캠페인 성금 16억 원을 지난달 25일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회사 측은 나눔과 상생을 담은 ‘햇살나눔’ 경영 철학을 표명하고자 소방영웅을 시작으로 시민·해경영웅 등 지킴이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63빌딩 연회장에서 소방영웅 시상식을 개최하고 올해의 영웅 소방관 8명에게 상패와 상금 총 9000만 원을 수여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고려아연은 창사 이래 매년 영업이익 1%가량을 사회에 환원해 왔다. 고려아연이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부한 금액은 약 7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07년부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후원을 통해 매년 30억 원가량을 울산시 등에 기부해오고 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한 ‘지역사회공헌인정제’에서 최고등급을 받았으며, 울산지역 최초로 적십자 고액기부클럽(RCHC)에 가입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31일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울산시와 울산 연안의 바다숲 지키기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31일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울산시와 울산 연안의 바다숲 지키기 협약을 체결했다.

울산에서 뿌리를 내린 현대도 예외는 아니다. 체육공원은 물론 축구장, 도서관, 예술관 등을 지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31일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울산시와 울산 연안의 바다숲 지키기 협약을 체결했다. 울산 동구 주전 해역과 북구 당사·우가 해역 등 2곳 3.14㎢에 민관이 협력해 기후와 환경 변화 등으로 연안에서 사라지고 있는 해조류 군락을 복원하는 사업이다. 2027년까지 바다숲이 조성되면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와 산란장이 되고, 건강한 해양생태계 유지도 기대된다. 

지난해 3월 울산시는 2022년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만 원 이상 기부 실적이 있는 기업 177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사회공헌 활동 내용을 파악한 바 있다. 조사에는 95개 기업이 응했으며, 이들 기업이 3년간 사회공헌활동에 투자한 금액은 731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5억 원 이상 기업은 현대차 등 15개사이고. 주요 기부 내용은 성금기탁(장학금 지급 등), 성품기탁(생필품 기부 등), 사회공헌사업(문화 및 체육 행사 등) 등이다. 

울산시는 조사에 답변한 95개 기업에 김두겸 시장 이름으로 감사 서한문을 보냈다. 김 시장은 서한문에서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사회공헌활동을 한 것에 감사드리고, 이에 보답하고자 기업 불편 해소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유네스코도 인정한 태화강   

‘죽음의 강’이라고 불리던 울산 시민의 젖줄 태화강은 울산시와 환경단체·기업·시민들이 모두 나서 대대적인 정화활동을 벌인 탓에 생태하천으로 부활했다. 수영대회를 치를 정도로 1급수 수준을 회복했다. 폐수가 가득했던 강에 연어가 돌아오고 백로떼가 춤을 춘다. 

최근 태화강은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생태수문학 시범 유역으로 선정됐다. 2017년 아시아에서 철새 박람회를 최초로 개최할 만큼, 환경오염에서 친환경으로 복원한 생태환경이 잘 보존된 사례로 유네스코도 인정했다.

기적이라고 불린 태화강의 수질개선은 친수공간이라는 선물을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대규모 수변 녹지공간은 전국에서도 보기드문 사례였고, ‘죽음의 강’에서 ‘자연·생태의 보고’로 환골탈태했다는 극적 스토리까지 갖춘 제2국가정원인 태화강국가정원으로 탄생했다. 

태화강이 굽이굽이 흘러 감싸는 국가정원의 너른 잔디밭에는 나무, 꽃들이 어우러지고 철새들은 사시사철 싱그러운 대숲 위를 마음껏 날아다닌다. 요즘 국가정원에는 10만여 마리에 달하는 ‘겨울 진객’ 떼까마귀들이 노을을 배경으로 화려한 군무를 펼친다. 

이제 태화강국가정원은 산책이나 달리기, 축제나 공연 행사장, 계절꽃 체험, 철새 도래지 등 다양한 공간으로 시민 일상 생활의 기저에 자리잡았다. 시민뿐 아니라 외지인들도 휴식이나 여가를 위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태화강국가정원을 다녀간 방문객은 500만 명 이상에 이른다. 

■‘새들의 사파리’ 꿈꾸는 태화강국가정원

이런 가운데 울산시는 태화강을 찾는 떼까마귀 등 철새를 활용한 이른바 ‘새들의 사파리’ 관광을 추진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기증한 철새여행버스를 활용해 철새 망원경을 설치하고 자연환경해설사의 손쉬운 해설을 곁들이며 도래지를 탐방하는 형태로 준비 중이다. 그냥 탑승해서 철새들을 관람하는 것이 아닌. 관광객들이 철새를 볼 수 있는 곳에 내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철새들의 활동을 직접 관찰한다. 시는 지난 2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외래관광객 유치 여행사 등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광정책 설명회를 갖고 이런 내용으로 철새 생태관광 설명회를 가졌다.  

울산 울주군 입암들에 멸종위기 2급 독수리가 먹이활동을 위해 내려 앉고 있다.
울산 울주군 입암들에 멸종위기 2급 독수리가 먹이활동을 위해 내려 앉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달 지역 여행사와 협의해 외국인 단체관광 코스에 철새관광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상품 규모도 확대한다. 떼까마귀와 독수리가 떠나는 내달에는 바통을 이어받는 백로를 활용해 철새관광을 이어갈 예정이다. 산란에서부터 날아가는 과정들을 볼 수 있는 백로 새끼 기르기 체험도 관람할 수 있다. 시는 내년부터 철새들의 먹이 활동과 경쟁 등 삶을 활용한 ‘조류 사파리’ 관광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울산을 찾는 철새 수와 종류는 해마다 늘고 있다. 겨울 철새는 2017년 64종 11만 485마리에서 지난해 97종 14만 2165마리로 증가했다. 이 중 떼까마귀가 7만~11만 마리에 이른다. 또 매년 3월부터 7종 8000여 마리의 백로가 태화강국가정원을 찾아와 짝짓기와 부화 등을 거쳐 9월쯤 새끼들과 함께 동남아시아로 날아간다. 

시 관계자는 “먹이 먹는 독수리, 떼까마귀 군무 관람 등을 시작으로 다양한 철새 관광상품을 개발해 체류형 관광상품 운영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관, 함께 굴러야 할 수레바퀴 

기업과 시민, 지역사회는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이 함께 돌아가야 할 수레바퀴다. 서로 이해하고 포용해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 

울산시의 슬러건은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이다. 슬로건은 조직의 목표와 목적, 지향점을 담고 있다. 조직을 이끄는 수장의 철학과 가치관을 녹여낸 것이다. 울산은 김두겸 시장의 친기업 시책에 기업도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로 화답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도 늘어난 터다. 김 시장의 시정 1순위는 시민들이 잘살고 재미있는 울산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 시장이 지난 1일 광역시 승격 후 처음으로 도시 확장 추진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터다. 생동감과 활력이 넘치는 울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올해도 기업과의 동행으로 인구와 일자리를 늘리면서 관광·문화가 융합된 진정한 ‘꿈의 도시 울산’ 건설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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