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시 한 편》
[쑥 캐는 날/강대인]
오늘은 쑥 캐는 날이었어요.
파아란 하늘아래 엄마랑 이모랑 손잡고
넓은 들판을 향해 걸어갔어요.
밭둑마다 쑥이 쑥쑥 자라고 있었어요.
우리는 발길을 멈추고 쭈그리고 앉아서
한 잎, 또 두 잎 쑥을 캐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소쿠리마다 수북수북 쌓여 가는 쑥을 보며
싱글벙글 웃음꽃이 만발한 우리들
소쿠리에 담은 쑥과 함께 행복도 가득 담겼어요.
☆☆☆
쑥쑥 자란다고 쑥이라 했다더니 비가 오고 난 뒤 아파트 화단에 정말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온다.
봄은 정말 대단하다. 그렇게 억세고 힘센 동장군을 어떻게 견디고 이겨서 우리 곁에 어김없이 찾아올까?
생각할수록 봄 대단하다 더구나 여린 쑥들이 단단한 땅을 뚫고 싹을 피워 올리는 것을 보니 생명에 대한 경건함까지 느낀다.
옛날부터 쑥은 식용약초로 많이 쓰였다는데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갓 돋아나는 쑥이야말로 최고로 좋은 보약이 아닐까 싶다.
요즘 건강식이라 해서 쑥으로 만든 음식들이 소개되고 있고 쑥 비누, 쑥 족욕도 있다고 들었다.
강대인 시인처럼 엄마랑 이모랑 쑥 캐던 시절이 그립다.
나에게 소풍 같은 날이기도 했다.
요즘 아이들은 공부하기에 바빠 그런 기분을 알기에는 힘들겠지만 쑥 캐는 날이라고 하면 행복한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봄 향기 가득 품은 쑥을 한 소쿠리 캐서 엄마 손 잡고 집으로 돌아오던 유년 시절이 그립다.
강대인 시인의 동시《 쑥 캐는 날》을 읽으니 날 잡아 딸이랑 쑥 한번 캐러 가고 싶다.
[글 : 박해경 아동문학가, 동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