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학성공원 물길 복원
울산 학성공원 물길 복원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4.03.1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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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좀 뜻밖이었다. 동시에 이게 가능한지 의문이 일었다. 울산시가 13일 발표한 ‘학성공원 물길복원 계획 수립’을 접하고서다. 물론 계획에 포함된 모든 사업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다. 발표 내용 중 수로를 조성해 나룻배와 수상택시를 운항하겠다는 부분이 특히 그랬다. 학성공원은 임진왜란 때 왜장(倭將)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가 건축한 왜성으로, 정유재란 당시 피비린내 나는 도산성 전투가 벌어진 뼈아픈 현장이 도사린 곳이 아닌가. 이곳에서 뱃놀이를 즐기고자 물길을 복원하겠다니. 실현 가능성을 떠나, 울산 시민이면 한 번쯤 고개를 갸웃거렸을 법하다.

김두겸 시장이 직접 발표한 학성공원 물길복원 사업은 1920년대 태화강 제방을 축조하면서 사라진 태화강∼학성공원 구간의 물길을 복원하고, 이와 연계한 수변 역사·문화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게 골자다. 쇠퇴해가는 중구 원도심에 사람이 몰려들도록 하겠다는 거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도심 나룻배와 수상택시 운항 구상은 그중에서도 핵심인 듯하다. 

울산시의 물길 복원사업을 보면 학성공원 둘레를 따라 순환하는 너비 10m 길이 1.1㎞ 규모의 물길을 조성하고, 그곳에서 노를 저으며 뱃놀이를 즐기는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300m 간격으로 4개 선착장을 만들고, 물길 위로 7개 보행교를 설치해 방문객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도 내놨다. 학성공원과 태화강을 연결하는 직선형 물길에는 수상택시를 운영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구상이 포함돼 있다. 물길 주변으로 국립성곽박물관을 유치하고, 수변테마정원과 문화거리 등 다양한 관광 요소들을 가미해 침체된 옛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유럽풍의 야외 수변 공간에 상점과 푸드트럭 등을 배치하는 등 멋과 맛이 살아 있는 감성 거리 조성도 계획됐다

김 시장은 이번 계획을 발표하면서 “울산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학성공원 물길 복원사업은 울산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상징하는 대표 사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원대한 구상의 현실적인 가능성은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향후 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제기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물길 복원사업의 총예산을 5900억 원으로 추산했다. 민간투자를 적극 유치해 개발이익 환수 등을 통해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고 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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