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반딧불 아닌 ‘달빛’에 책을 읽다
강호동, 반딧불 아닌 ‘달빛’에 책을 읽다
  • 최경호
  • 승인 2013.01.18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년 만에 돌아온 책 예능 ‘달빛프린스’... KBS2 TV, 22일 밤 11시 10분부터 방영

“너무 안 어울리니까 거기서 또 다른 묘한 색이 나오질 않을까 기대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제작진이 책과 별로 친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캐스팅 했다고 해요. 다른 MC들과 호흡을 맞추며 책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발전된 모습이 재미를 더하지 않을까요.” 세금 미납 등으로 ‘구설수 도마’에 올랐다가 지난 2011년 9월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다시 돌아온 인기스타 강호동이 반딧불이 아닌 달빛으로 책을 읽는다.

책과 강호동... 시청자들이 볼 때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이 어울리지 않는 프로그램이 KBS2가 1년 4개월 만에 돌아온 강호동을 위해 새롭게 만든 화요일 밤 예능 프로그램 ‘달빛프린스’다. 책을 주춧돌로 삼은 예능 프로그램은 지난 2001년 11월부터 2004년 5월까지 MBC ‘느낌표’ 시즌1로 방영되었던 인기코너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였다. 그 뒤 약 10년 만에 돌아온 책 예능 프로그램 ‘달빛 프린스’는 매주 초대 손님을 불러 책 한 권을 가려 뽑아 그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강호동과 함께 방송인 탁재훈, 뮤지션 정재형, 용감한형제, 그룹 동방신기 최강창민이 MC로 나선다. ‘맏형’ 혹은 ‘원톱’ MC 이미지가 강한 강호동으로서는 이 가운데 두 살 위인 탁재훈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어쩐지 어색해 보인다.

강호동은 이에 대해 “‘달빛프린스’는 혼자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 아니고 멤버들이 더 크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탁)재훈이 형을 볼 때 배신감을 느낄 때가 있어요. 저는 부족하기 때문에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데 이 형은 노력으로 ‘커버’가 안 되는 재치가 있더라고요. 그런 분을 형으로 모실 수 있어 든든하고 감사해요. 내가 맏형 이미지가 있다 보니 형을 데리고 방송을 이끌어간다는 것이 시청자에게 불편할 수 있어요. 오히려 이 불편함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호동은 “전에 수상 소감을 발표할 때 제 인생 최고의 극찬이 유재석 씨의 라이벌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진심으로 유재석 씨가 부럽죠. 항상 부족함을 느끼거든요”라며 “비교 자체가 영광스럽고 부끄러워요. 앞으로 유재석 라이벌이란 소리가 그럴 듯하게 들리도록 더 노력하고 공부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달빛프린스’ 연출자 이예지 PD는 16일(수) 서울 여의도 KBS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시청자가 책 한 권이 읽고 싶고, 어딘가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한다”며 “나눔 확산의 큰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게 의도”라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책 판촉에 따른 판매수익금 일부를 초대손님이 정한 사회단체에 보낸다. 이예지 PD는 “책을 통해서 다른 시각을 보여야 해서, 각자 다른 캐릭터의 색깔을 가진 MC가 필요했다. 거기에 적합한 ‘0순위’ MC들”이라며 “책이란 주제가 무겁기 때문에, MC분들에게 너무 부담스럽게 받아들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강호동은 “책이 나와 어울리진 않지만 이 분들(제작진과 진행자)이라면 도전해보자해서 참여했다”며 “첫 녹화는 고전이었다. 책으로 예능을 풀어가는 게 낯설었고 진행자와도 첫 호흡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방송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느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탁재훈은 “책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책 얘기를 하면 더 자극이 될 수도 있다. 매주 제작진으로부터 책 2~3권을 받는다”며 “강호동은 자기가 책을 읽는 게 남들이 보기에 자연스럽지 않을까봐 혼자 몰래 읽는다는 느낌을 받았고, 다른 MC들도 비밀리에 서로 책을 읽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달빛 프린스’라는 이름을 내건 이 프로그램은 10년 앞 ‘느낌표’가 독서문화 캠페인으로 일으킨 국민 독서 열풍이 또 다시 거세게 불어 오랜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출판계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이 PD는 “느낌표와 다른 건 매주 책이 바뀐다는 것(느낌표는 한달에 한권을 선정했음)이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라며 “출판사와 많은 미팅을 했고, ‘스마트폰 등장 후 출판시장이 죽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다. 출판시장 돕게 해달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PD는 “‘달빛프린스’의 비밀병기는 강호동이 아닌 책”이라며 “유쾌한 버라이어티 토크쇼로만 알려졌던 ‘달빛프린스’는 매주 게스트가 한 권의 책을 직접 선정, 그 책에 따라 주제가 선정되는 북 토크 형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게스트가 선정한 책에 따라 매주 다른 주제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PD는 “한 책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서 출판업계에선 아쉬워한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 중 가장 신경 쓴 게 그 부분”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그 분들이 한 목소리로 말하더라. 좋은 일을 위해 스타가 책을 직접 소개한다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달빛프린스’는 ‘야심만만’, ‘상상플러스’, ‘해피투게더’ 등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무릎팍도사’, ‘승승장구’, ‘힐링캠프’ 등 토크쇼 프로그램이 지닌 좋은 점만 모아 버라이어티와 솔직한 토크를 더한 형식으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달빛프린스’는 오는 1월 22일(화) 밤 11시 20분에 처음으로 방송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