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봄, 울산의 봄
한반도의 봄, 울산의 봄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13.04.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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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성현 울산예총 사무처장

시인 엘리엇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지금 우리의 4월이 그렇다. ‘춘래불사춘’이라고 봄은 왔는데 온 것 같지가 않다. 우리들은 봄을 느끼기는커녕 겨울의 한 가운데 서있는 듯하다.

북한은 김일성 100회 생일 ‘태양절’을 맞아 대대적인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고 무력시위를 할 태세다. 국민은 불안에 떨고 외국 관광객마저 기피하는 나라가 되어버렸다. 같은 민족으로 상생을 도모해야할 세계적인 무드를 무시하고 서로를 향해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가 되어버렸다.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 우리나라의 핵 우산국임을 증명하기 위해 B-52 전략폭격기에 이어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우리나라에 보냈다. 미국에서 발진해 오가는 훈련비용만 우리 돈 60억 원이 훌쩍 넘는다는 소문이다.

설상사상으로 이웃 일본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방어 한다는 명목으로 동해안에 이지스함을 배치해 우리 한반도를 제국주의 시대로 되돌리려고 하고 있다.

6.25 전쟁 이후 최대 950기 정도에 달했던 한국 내 전술핵무기는 한반도 비핵화 합의에 따라 1991년 철수됐다. 그 전술핵을 다시 들여오자는 게 핵 무장론의 주장이다.

그 중 한사람이 우리 지역 출신, 국회 최다선 의원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워싱턴에서 카네기재단이 주최하는 ‘2013 국제 핵정책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한 발언이다.

그는 “한국의 국가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핵확산금지조약, NPT의 자발적인 탈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탈퇴하면 인도와 파키스탄 또는 이스라엘 모델에 따라 북한 핵개발 단계에 맞춰 움직이고 북한이 멈춰야 멈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우리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도 우리나라의 안보상황 만큼이나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문화재청은 반구대 암각화를 2017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수위 조절에 의한 보존 방법으로 가닥을 잡아 가고 있다.

암각화 보존을 위해 수위를 낮추면 울산시민들의 식수가 위협을 받는 상황에 내몰린다는 울산시의 건의를 무시한 처사다. 지금도 여름이 되면 식수부족에다 녹조현상으로 시민들이 상수도 기피증상을 보이고 있는 차에 울산 시민들의 가장 근본적인 삶의 필수적인 요소인 물을 담보로 언론 플레이를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히 유감스럽다.

울산은 어렵고 힘든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시민과 근로자들이 피와 땀으로 우리나라 산업의 수도로, 수출액이 1,000억 달러를 넘는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도시다. 이것은 경제부국이라고 하는 덴마크의 일 년치 수출액과 맞먹는 수치다.

이렇게 산업적인 축에서 보면 울산이 없이는 우리나라 경제를 이야기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이나 문화재분야에 대한 건의에서 우리 울산은 항상 장기판의 졸(卒) 취급을 당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국보급 문화재를 보호하는데 까지 과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우리는 지금 이 문제를 어디에도 하소연 할 곳이 없다.

울산의 4월, 참으로 잔인하다./ 천성현(울산예총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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