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지원책 시급하다.
청년창업, 지원책 시급하다.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13.09.0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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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정주영 창업경진대회’가 열렸다. 아산나눔재단이 주최한 이 대회는 올해로 2회째를 맞고 있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창업 정신을 기리기 위한 이번 대회에 국내 대학 및 대학원생인 예비 창업지망생들이 대거 참가했다. 결선에 진출한 팀이 10개이며 소속 학생 수도 42명에 달했다.

IT산업이 유망사업이다 보니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관광지 오디오 가이드북’ 사업을 아이템으로 제출한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대학생 등 청년 창업을 육성하기 위한 아산나눔재단측의 뜻이 이 대회를 통해 크게 돋보였다. 이에 못지않게 의미 있는 일은 한 언론사가 이번 대회참가 학생을 대상으로 국내 청년창업의 현황을 설문 조사해 발표한 점이다.

주최측인 아산재단은 창업경진대회를 열어 학생들의 창업 열기를 북돋우고, 특정 언론사에서는 이 대회를 통해 국내 청년 창업의 문제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참가 학생 42명 전원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국내 청년 창업 여건이 100점 만점에 평균 50.9로 나타났다.

여건이 썩 좋지 않다는 반응이다. 창업 여건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학생들은 ‘청년 창업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때문이라고 답했다.

‘의욕만 앞세운 무모한 도전’이니 ‘돈에 눈이 멀었다’고 폄하하거나 무시한다는 것이다. ‘창조경제’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청년 창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냉소적이라는 지적이다.

정부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표출됐다. 따라서 청년 창업가들의 재도전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을 희망했다. 이뿐 아니라 청년 창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벤처 및 중소기업과의 교류 네트워크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창업 현실을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토로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또 창업과 관련한 대학 교육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응답자의 3분의 2 정도가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창업관련 강의가 부실하다고 꼬집었다.

창업 관련 강의는 그저 허울일 뿐 내실있는 강의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창업에 관한 정보를 얻는 방법이 선배 또는 주변 지인이나(33.3%) 창업학회 및 동아리(31.0%)로 나타났다.

‘대학’이라는 답변은 9.5%에 불과했다. 사회는 물론 대학에서 조차 청년 창업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비협조적이라는 반증이다. 물론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창업 준비생 스스로의 자성과 함께 외부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창업경진대회등에서 상금만 받고 실제 창업은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당장 창업을 시작하려는 창업가들이 지원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청년창업대회에 관여한 전문가들의 비판도 소개됐다.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사업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데만 치우쳐 있고 사업의 수익구조 연구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고객 면담이나 시장 조사는 무시하고 머리로만 사업 아이템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아직 학생 신분인데다 사회경험이 적어 그럴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산나눔재단처럼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이런 대회나 행사가 다른 기업에서도 시도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부나 대학 당국에서도 청년 창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적극성을 보여야 청년창업이 활성화 될 수 있다.

고 정주영 회장의 창업정신이 21세기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 기성세대의 책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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