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하는 사랑이 아름답다
표현하는 사랑이 아름답다
  • 울주일보
  • 승인 2016.02.2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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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민신문]지난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건네주면서 내안에 뜨겁지는 않지만 식지 않은 사랑이 여전하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며칠 후면 화이트 데이가 다가옵니다. 발렌타인데이는 고대 로마 때부터 유래 되었다는 설이 있고, 화이트데이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지방의 극심한 추위를 벗어나며 봄의 향연으로 마시는 보드카의 하얀 빛을 따서 화이트데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상술에 능한 일본의 한 제과회사에서 상업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사탕과 초콜릿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표현하는 날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지요.

누구나 처음엔 초콜릿보다 달콤한 사랑을 기대하며 다가가지만 사랑은 유효기간이 있는 만큼 달콤함만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발렌타인데이를 맞이하며 84년째 결혼생활을 이어온 미국의 노부부 존베타씨 이야기와, 76년을 한 결 같이 사랑해도 부족한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임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장면이 떠오릅니다.

존베타씨 부부의 행복, 장수 비결은 첫 번째로 ‘상대를 변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조언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솔직하게 털어놓으라고 했습니다. 강요보다 소통을 택했지요.

둘째로는 ‘아내의 말을 잘 들어라.’ 설령 억지소리라 하더라도 무안 주거나 자르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라‘고 하며 경청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였고, 셋째로 ’자기가 버는 수입 안에서 써라‘. 과소비는 가정파탄의 지름길이라고 했습니다.

이 노부부의 이야기가 화제로 떠오른 것은 오랫동안 함께 하고 있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들의

신념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에 겪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갈등을 아우르는 평범한 진리인 까닭입니다.

이들 부부의 공통된 키워드는 솔직하게 털어놓기, 잘 들어주기, 즉 편안한 친구처럼 대화하고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존베타씨 부부의 조언처럼 중국 명나라 시대부터 전해온 고전 중 부녀자들의 행동규범이었던 ‘삼종사덕(三從四德)’을 남자들이 준수해야할 ‘신 삼종사덕(新 三從四德)’으로 재구성 한 글이 있습니다.

삼종이란 첫째, 부인이 외출할 때 꼭 모시고 다녀라. 둘째, 부인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라. 셋째, 부인이 아무리 틀린 말을 해도 맹종하라.

사덕이란 첫째, 부인이 화장할 때 불평하지 말고 끝날 때까지 기다려라. 둘째, 부인의 생일을 절대 잊지 말라. 셋째, 부인이 화를 내도 참아라. 넷째, 부인이 쓰는 돈을 아까워하지 말라.

이는 여성의 권익이 상승하여 상대적으로 역차별 받는 중국 남성들의 일면을 표현한 글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남자 중심의 사회에서 억압받던 여성들을 위한 위로의 글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은 억지스럽고 과장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변화무쌍한 여성의 마음을 잘 다독거려야 편하다는 원리는 어느 시대나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헤어져야 하는 아픔을 피할 수 없습니다.

세월은 구름과 같고, 바람 같아 붙잡아 둘 수 없겠지만 오늘 이 시간 내 앞에 있는 사람과 마주보며 웃을 수 있는 것이 행복입니다.

또한 부부는 상대가 잘해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며 서로 기대고 살아갈 때 진정한 사랑이고 진실한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그런 인연이 아니라 묵은지 같이 은근하고 깊은 맛이 나는 그런 사랑이 절실해집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는 말처럼 따뜻한 말 한마디에 감동을 받고 큰 위안을 얻습니다.

하물며 식물이나 동물도 아름다운 음악이나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성장 반응이 다르고, 꽃의 색깔도 선명하다고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씨앗 하나를 흙속에 묻어 싹을 돋게 하고, 어린 싹을 키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죠.

각박한 현대를 살면서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라면 스트레스의 원인이 세포의 기억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아팠던 과거의 트라우마나, 우울하고 힘든 세포의 기억도 따뜻한 사랑의 말 한마디, 사랑의 포옹으로 치유될 수 있다고 합니다.

곧 다가올 화이트데이에는 달콤한 사탕 하나에 새봄의 향기를 듬뿍 담아 사랑한다고 표현한다면 삶은 한층 더 행복해질 것입니다. 

▲ 이두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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