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선주감독관'…국경 넘은 '장기기증
'노르웨이 선주감독관'…국경 넘은 '장기기증
  • 노병일
  • 승인 2016.04.20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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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아이빈씨 한국인 3명에게 신장.간 이식 의료비 기증
   
▲ 지난 3월 심장마비로 뇌사한 노르웨이 선주 감독관이 쉘 아이빈씨(오른쪽)가 장기를 기증하며 3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기증했다.(사진오른쪽은 딸)

[울산시민신문]노르웨이 외국인 뇌사자 환자가 장기기증을 통해 3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전하고 소중한 생을 마감한 사례가 알려지며 주변인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울산에서 선주감독관으로 일하던 노르웨이 의 쉘 아이빈(KJELL EIVIND BERGFALL/ 남, 60세)씨다. 과거 부정맥으로 치료를 받은 이력과 평소 고혈 약을 복용 중이었으나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이 생활 중이었다.

하지만 쉘 아이빈씨는 지난 3월 16일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로 가족들에게 발견돼 119를 통해 울산대학교병원 응급실로 긴급히 이송됐다.

울산대학교병원 의료진은 가까스로 심장을 살려내며 목숨은 건져냈지만 쉘아이빈씨는 끝내 의식은 되찾지 못하며 뇌사판정을 받게 됐다.

의료진으로 부터 뇌사 소견을 들은 후 가족들은 고인의 뜻에 따라 주저 없이 울산대학교병원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뇌사판정 후 바로 수술에 들어갔으며 총 3개의 장기(신장2, 간1)는 바로 3명의 환자에게 이식됐다.

2개의 신장은 울산대학교병원에 입원중인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간은 타 병원의 간경변 환자에게 이식 되며 쉘 아이빈씨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장기는 3명의 환자들에게 제2의 삶을 선물했다.

머나먼 타국에서 더구나 갑작스런 상황에서 장기를 기증한 것도 큰 결심이 필요하지만 가족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장기기증자에게 지원되는 장례비 560여 만원도 울산대병원에 입원 중인 어려운 환자들의 치료비로 써달라며 사회사업실로 전달해 한 번 더 감동을 전했다.

쉘 아이빈씨의 딸은 “지난 2년간 한국에서의 좋은 추억이 많아 보답을 하고 싶었다.”며 “다른 분들이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하며 쉘 아이빈씨의 삶까지 건강히 살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기적출 수술이 끝난 다음날 가족들은 의료진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후 본국으로 귀국하기 위해 울산을 떠났으며 지난 4월 1일 노르웨이에서 장례를 끝 마쳤다.

쉘아이빈씨의 딸은 마지막으로 그간의 감사함의 마음을 담은 이메일을 병원으로 보내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종수(신장내과) 울산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의 뇌사장기기증은 현저히 적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 수가 2만 4857명인 상태에서, 실제 기증자는 2418명으로 턱없이 부족하고 해가 갈수록 장기이식 대기자와 기증자 불균형은 더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쉘 아이빈씨와 그의 가족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환자를 위해 헌신적인 결정을 한 것에 대해 매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울산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질병관리본부가 선정하는 ‘최우수 뇌사판정대상자 관리전문기관’으로 장기기증 프로그램의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뇌사자나 뇌사 추정자 발생 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기증자 이송 및 관리를 진행해오고 있다.

또한, 4월 12일 기준 간이식 139례, 신장이식 345례를 진행했으며, 간-신장, 췌장-신장 동시이식 성공은 물론 이식 신장 재이식, 혈액형 부적합 이식 등 고난이도 이식을 선도적으로 시행하며 영남권 최고의 장기이식센터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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