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약동, 그 새로움
[칼럼] 약동, 그 새로움
  • 이두남
  • 승인 2018.06.1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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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남 대표

[울산시민신문]  꽃은 다른 꽃을 질투하는 법이 없다. 화려하면 화려한대로, 소박하면 소박한대로 자신의 개성을 뽐내며 개체를 늘인다.

풍매화, 충매화, 수매화 등의 제각기 다른 방법으로 씨앗을 퍼뜨리며 함께 조화를 이루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간다.

소중한 것은 쉽게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향기로도 부족해 더없이 달콤한 꿀을 만들어 유혹하기도 한다. 우리도 자기답게 각자의 아름다운 향기를 만들 수 있다면 충분히 아름다운 인생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질투하며 사는 경향이 많다. 내 인생의 등 뒤에서 참고 따라다니며 고달픈 날에도 영광의 날에도 늘 곁에서 말없는 실루엣이 되어준 것이 바로 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향기와 꿀로 유권자들을 유혹했던 6.13 지방선거의 숨 가팠던 여정이 끝나고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후보자들의 희비가 가려졌다. 이제 지방자치단체는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날 것이다.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라 해서 지역민의 삶을 지역민 스스로가 지켜 나간다는 이상적인 의미를 지닌다. 의미 있는 시작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새롭게 시작하는 지역단체가 지혜와 관용으로 첫 발을 잘 내디딜 수 있기를 바란다.

풀뿌리는 대나무와 같이 유연함이 있어 부러지지 않고 다른 나무에 기대어 살지 않는다. 그러나 풀뿌리와 대나무의 본질은 땅속이다. 혼자서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뿌리는 서로 손을 잡고 엉켜 있다.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것과 같다.

다른 사람과 마음을 연결하는 사람, 그리고 지역단체장과 지역주민과의 관계가 단단할수록, 풀뿌리처럼 함께 어우러질수록 조화롭고 살기 좋은 지역사회가 될 것이다.

일본에 이즈모라는 도시가 있다. 그 시의 시장은 이와쿠니데쓴도이다. 이즈모 시는 일본 전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뽑혔고 데쓴도 시장은 훌륭한 시장 1위이다.

데쓴도 이즈모 시장은 “행정은 최대의 서비스 산업이다.” 라는 구호 아래 시청의 조직을 바꾸고 직원들의 잘못된 관행을 고쳤으며 시민 위주의 행정을 펼쳐나가 지방의 작은 도시 이즈모를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변화시켰다. 

시민의 편의를 위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의 실행과 지역 특성을 살린 차별적 문화구축은 시민들에게 큰 행복으로 다가왔고 시민들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그의 추진력은 거침없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언제나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시민들의 목소리에서 그 발상을 얻었다고 한다. 결국 그것은 시장이 시민과 밀착해 있을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소득이고 그 결과는 살기 좋은 도시와 존경받는 사람의 요인이 된 셈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유아교육을 위해서 날로 증가하는 무인가 보육소에 대해 일정한 기준을 설정, <인정보육소> 제도를 도입하고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것은 시장의 직권을 넘어 선 헌법위반이라는 장벽에 부딪혔다. 그러나 그는 유아교육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그런 헌법위반은 계속 하고 싶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다만 시민들을 위한 길이라면 위법도 불사하지 않는 용기와 추진력을 가졌던 것이다.

선거유세 기간 동안은 후보들 모두 데쓴도 시장보다 더 훌륭했다. 시민 위주의 행정과 민생을 살리겠다고 큰 절을 하며 읍소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잡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런 간절함으로 민심을 얻어 당선에 이르렀다. 동서고금의 모든 현인이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인륜의 도라면 이제는 그 마음에 보답해야 한다. 일상에 지친 지역민들에게 소확행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의 콘텐츠를 마련하고 공약 이행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지금 정세는 역사적인 북미회담이 성사되며 남북평화의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지만 외치와 내치의 불균형은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최저임금과 일자리 둔화, 경기침체로 국민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선거기간 동안 쏟아 부었던 그 열정과 공략을 이제는 시민들과 함께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적폐의 근본적 원인은 은밀하게 이루어지며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데서 기인한다. 처음 그 마음 그대로 투명하고 밝은 지역사회로 이끌어 나가야 함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날로 무더워지고 무기력해지기 쉬운 초여름 날씨다. 반면 나무는 날마다 새로운 에너지로 잎과 가지를 키워내며 무성하게 자란다.

쪽빛보다 짙은 나뭇잎과 풀잎은 태고의 사명인 것처럼 햇볕이 이글거릴수록 푸르름은 더 짙어지고 더욱 약동한다. 언젠가는 모두 떨구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지만 개념치 않고 최선을 다한다.

강렬한 햇볕 받으며 짙어가는 녹음처럼 새롭게 시작하는 지역사회가 풀뿌리처럼 물과 양분을 잘 흡수해서 한층 더 성장하고 새롭게 약동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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