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짙은 홍매화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공장에서 늦게 까지 일하던 누야 같다
겨울에도 입김으로 손 호호 불며
시린 볼 붉게 물들도록 일해도
월급봉투 흔들며 환하게 웃던
누야 가녀린 허리가 저 꽃잎 같다
저 꽃잎 같아서
부르면 눈물먼저 나와
함부로 그 이름 부를 수 없다.
고목에 핀 홍매화는
구남매 키워놓고
홀로 고향 지키시는 어머니 같다
철새 마냥 잠깐 들렸다가 올라오던 날
텅텅 비어 있는 꾸부정한 몸 세우고
어서 올라가라고 손 흔들던
어머니 슬픈 미소 같다
그 미소 같아서
다가서다 멈춰 서서 바라보니
목이 먼저 메어 온다.
♡단상♡
통도사 영각 앞 고목에 핀 홍매화를 처음 보았을 때 아름답다는 생각보다는 슬프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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