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김병수
정월 대보름/김병수
  • 이시향
  • 승인 2021.02.2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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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에 대한 공경도
친인척에 대한 배려와 예절 까지
접어 둬도 좋은 명절
오롯이 마을 사람들만을 위한
풍악이 울려 퍼지고
건강과 안녕을 빌어주었다

겨우내 날렸던 연줄도 끊어
드높이 액운과 함께 날려보내고
집집마다 돌며 우물가에 두 손 모아
생명수에 지성을 드렸다

오곡밥에 갖가지 나물들로
불룩해진 배로 쪼그려앉아던지는 윷가락
한번 던질 때마다 웃음과 말판 앞에
말씨름은 언성이 높아졌지만

두레로 똘똘 뭉쳐
일 년 농사 출발선에서 풍요를 기원하며
막걸리 한 잔으로 붉어진 얼굴들
떠오르는 둥근 보름달보다 더 밝아
보였다

보름 지나 한 조각 한 조각 잃어버리는 달처럼
우리 기억 속에서 서서히 지워져가는 정월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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