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詩여/이시향]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지다
속절없이 마음 까지 무너지는 날에는
누구에게라도 솔직하게 손 편지 쓰고 싶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처럼
정성들여 준비하고 계획한 것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무너지고
무너지고
무너져내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날에는
아무하고라도 마주앉아 쓴 커피 나누고 싶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동굴처럼
걸어 들어온 세월을 되돌아 나가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
고이고
고이고
고이다
썩어 아파도 도려내지도 못하고
멈춰서 버린 나의 詩여 초점 잃은 내 마음은
이제 무엇을 향해 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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