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예찬 / 김태운
동백 예찬 / 김태운
  • 이시향
  • 승인 2022.02.11 1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백 예찬 / 김태운]


밤새 백설기 같은 물살의 사위에 초록을 페인팅한 목선의 흘수선이
하얗게 지워져버렸다
이를 화이트홀의 침몰이라고 해야 하나
블랙홀의 동면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다. 트멍 트멍으로 붉은 입술 내밀고
숨가삐 자맥질하는 걸로 보아
사시사철 멀쩡하게 깨어 있는
형이상의 혼백이다
천년의 푸른 생이 붉디붉은 각을 품고
겨울을 버티는 거다
하여, 한동안 더럽혀진 이 섬을 화사하게 치장하려는 봄에게
당신의 정기를 물려주려는 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