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바닥세, 고위공직자부터 나서라
접종률 바닥세, 고위공직자부터 나서라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2.11.2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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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겨울 앞 
60대 이상 고위험군서 사망자 속출
정부, 백신 추가 접종 저조에
고위 공직자 릴레이 접종 개시
정두은 편집국장
정두은 편집국장

코로나가 또다시 지역사회를 뒤덮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상황에서 처음 맞는 겨울철 유행인 만큼 기세 또한 예사롭지 않다. 2년 넘게 우리의 일상을 질식시키며 유례없는 고통을 안겨줬던 코로나가 이대로 호락호락 물러갈 거라고 생각지는 않았지만, 코로나의 반격은 예상보다 날랬다. 울산에선 연일 1000명대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달 들어 31명이 코로나로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우려스러운 것은 코로나 7차 유행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최근 열흘 새 28명이 사망했다는 점이다. 더 심각한 것은 사망자 절대 다수가 60대 이상 고위험군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방역에 비상등이 켜졌지만 시민들의 긴장감은 갈수록 떨어지는 터다. 21일 울산시 백신 연령별 접종 현황을 보면 사망 위험군인 60세 이상 고령자의 동철기 접종률은 이날 현재 11.7%에 불과하다. 여기다 18세에서 60세 미만은 3.7%으로 극히 저조하다. 대다수 청·장년층이 백신 추가 접종에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것은 복합적이랄 수 있다. 접종 반복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백신 부작용 우려, 백신 예방력에 대한 회의감이 맞물린 것이다. 감염자들 사이에 더는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이 상식처럼 된 것도 접종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이는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말(10.28-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69차 코로나19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차 이상 접종 완료자 중 동절기 오미크론 변이 대응 2가 백신(개량백신) 추가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65%에 달했다. 반면 2가 백신 추가 접종을 했거나 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2가 백신 추가 접종 의향이 없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므로(34%) △접종 이상 반응 우려(28%) △잦은 백신 접종 부담(24%) △2가 백신 이상반응이 더 클까 봐(22%) △이미 걸렸다 완치됐으므로(21%) 등을 꼽았다. 코로나 백신 2차 이하 접종자 또는 미접종자들 역시 접종 거부 이유로 이상반응 우려(43%)와 백신 효과 불신(38%), 기존 감염력(27%) 등을 댔다.

이런 상황이라면 위중증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병상 대란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울산은 바로 2년 전인 2020년 12월 똑같은 상황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코로나 병상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확진자 수는 한 달여에 걸쳐 500명 이상 치솟았고, 이 바람에 위중증으로 사경을 헤매던 요양병원에 입원한 고령 환자들은 음압병상과 중환자실이 없는 격리된 병원과 집에서 제대로 된 코로나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는 안타까운 상황이 속출했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 유행 이후 처음으로 계절성 인플루엔자 유행이 함께 닥쳐 '트윈데믹' 우려를 더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지난 9월 16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가 유행기준인 4.9명을 넘자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당국이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하기는 코로나 유행 이전인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접종 피로도가 높아진데다, 과거의 백신패스 같은 강제책도 없어진 상황에서 계절성 인플루엔자 유행마저 함께 밀려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접종률이 얼마나 올라갈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이날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4주 동안을 집중 접종기간으로 설정하고, 추가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이 기간 고령층의 50%, 감염취약시설 입소·이용·종사자 60%가 접종받도록 독려 캠페인도 펼친다. 겨울철 코로나 재유행 우려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개량백신 접종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내놓은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미 확산세는 심각하고 청·장년층의 추가 접종은 '바닥'인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일상 유지에서 추진하는 접종 독려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스럽다. 정부는 접종을 독려하기 전에 국민 앞에 모범을 보이고 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이날부터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이 '릴레이 접종'을 시작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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