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기는 울산 동절기 접종률
바닥 기는 울산 동절기 접종률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2.12.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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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절기 추가접종 시작 한 달 지나고
접종률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써도
울산 접종률 17개 시·도 중 최하위
고위험군도 4차접종 대비 절반 그쳐
정두은 편집국장
정두은 편집국장

2020년 4월 코로나 대응으로 지친 의료진들을 응원하기 위한 '덕분에 챌린지'가 범국민적 호응을 얻었다.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동작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올리고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이다. 외교부에서 시작한 '스테이 스트롱 캠페인'도 '견뎌내자(Stay Strong)' 문구로 코로나 극복 염원을 담아 각계 동참을 이끌어냈다.

저조한 동절기 추가 접종률 때문에 고심 중인 방역당국이 이 같은 챌린지를 떠올렸나. 정부와 지자체들이 지난 달 21일부터 고위공직자의 '2가 백신 릴레이 접종'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겨울철 재유행이 시작된 상황에서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 회복과 접종률을 높이고자 공직자들이 나선 것이다. 동절기 추가 접종이 지난달 11일 시작된 뒤로 한 달이 지났지만, 접종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는 게 원인이랄 수 있다.

1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등록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울산의 동절기 추가접종률은 6.4%로, 전국 평균(8.8%)에도 못 미칠 만큼 극히 저조하다. 17개 시도 중 가장 낮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0세 이상은 21.4%만 추가 접종을 마쳤다. 접종률이 높았던 1~3차 접종과의 비교는 차치하더라도 고령층의 44.1%가 접종했던 4차 접종 때와도 두 배 이상 크게 차이나는 수치다. 
 
이에 방역당국은 요양병원이나 시설의 외박 외출 기준을 '2가 백신 접종'으로 강화하고, 접종률이 높은 지역이나 기관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내놓았다. 접종률을 높이고자 시설별 담당공무원도 지정했다. 여기에 고위공직자의 접종 모습을 공개해 동참을 이끌어 내고자 안간힘도 쏟고 있다. 공직자 릴레이 접종은 겨울철 코로나 재유행 우려가 현실화한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개량백신 접종률이 오르지 않자 내놓은 고육책이랄 수 있다. 방역당국은 당초 오는 18일까지이던 동절기 집중 접종기간도 올 연말까지 연장했다. 고위험군의 접종률이 기대 만큼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근과 채찍'이나 솔선 수범이 '추가 접종에 소극적인 이유'를 해소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일상 유지에서 추진하다보니 이 같은 '접종률 제고 방안'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은 지난 5일부터 연일 1000명대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등 확산세는 여전하고, 청·장년층의 추가 접종마저 바닥을 기는 상황이다. 정부가 어제부터 12~17세까지 동철기 추가 접종자를 확대했지만, 울산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 10월 마지막 주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2가 백신 접종을 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65%에 달했다. 고위험군인 60세 이상도 57%가 추가 접종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는 ‘맞아도 걸린다’와 ‘백신 이상반응 우려’로 압축됐다. 구체적으론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어서’(34%), ‘코로나19 감염보다 접종 이상반응이 더 걱정’(28%), ‘자주 백신 맞는 것이 부담스러워서’(24%), ‘기존 백신보다 2가 백신 이상반응이 더 클까 걱정되어서’(22%), ‘코로나19에 걸렸다 완치되어서(이미 항체가 있어서)’ (21%) 등을 이유로 댔다.

대다수 시민들은 이번 7차 유행까지 여러 번의 코로나19 확산을 겪어오면서 백신 접종의 효과와 이상 반응 역시 직·간접적으로 체험을 한 터다. 과거의 백신 패스 같은 강제책도 없어진 상황에서 계절성 인플루엔자 유행마저 함께 덮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직자가 접종하는 모습을 공개해 동참을 이끌어내고자 한 릴레이 접종이 동절기 추가 접종률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는 사실 불투명하다. 
 
백신은 고위험군의 중증화와 사망을 막기 위한 효과적 수단임은 확실하다. 울산시와 구·군이 백신 접종의 신뢰 회복을 위해 고위직의 백신 접종 모습을 공개한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미 여러 차례 접종을 통해 피로감과 불신을 쌓아온 시민에게는 그 이상이 필요한 듯하다. 지난해 접종 때처럼 유급 휴가를 주는 방안을 도입하는 등 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유인책 마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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