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윤 ‘디카시집’ 『죽어도 가오리』
김석윤 ‘디카시집’ 『죽어도 가오리』
  • 이시향 시민기자
  • 승인 2023.04.12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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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김석윤 ‘디카시집’ 『죽어도 가오리』
스마트폰으로 찍고 쓰는 ‘디카시’를 아시나요?

김석윤 시인이 디카시집 『죽어도 가오리』를 문학들 ‘디카시선’ 첫 번째로 출간했다. 시가 어려워 멀리했던 독자라면 ‘디카시’를 통해 새로운 시의 세계, 영상의 세계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집의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디카시(dica詩)는 디지털카메라와 시(詩)의 줄임말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를 말한다. 한마디로 사진에 대한 언어의 표현이자 언어에 대한 사진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사진의 의미를 짧은 경구로 풀어주고, 함축된 언어의 의미를 한 장의 사진으로 풀어준다.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시집은 김 시인이 직접 찍은 컬러 사진과 시 64편이 총 4부 ‘희(놀고)-로(일하고)-애(사랑하고)-락(죽다)’으로 구성됐다.
담벼락엔 근엄한 부엉이(?) 한 마리가 큰 눈을 부라리며 이쪽으로 응시하는 그림이 있고, 그 위로 무리 지어 피어난 노란 개나리들이 어지러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인솔 교사님들!/학생들 통제 단단히 하세요.//아이고, 교장 선생님!/쟤들 지금 아무도 못 말려요.”(「병아리 떼 소풍 가는 날」).

“오늘도 묵묵히/손으로 말하는 이들이 있다.”(「수화」)

이뿐이다. 붉고 흰 고무장갑, 예식에 쓰는 면장갑 혹은 막일용 장갑 등 그 각각의 사연을 함구하고, 시인은 단 두 줄의 시구와 한 컷의 사진으로 재치있게 표현했다. 잔설에 찍힌 자신의 발자국을 두고는 “모두가 날 앞서갔는데도/너만은 내 뒤를 따랐구나/”(「동행」)라고 노래한다.

김석윤 시인은 1962년 전남 완도 출생으로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첫 시집 『타르쵸 깁는 남자』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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