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짓는 울산 교사... 코로나 대면 회복에 교권 침해 증가
눈물 짓는 울산 교사... 코로나 대면 회복에 교권 침해 증가
  • 김준구 기자
  • 승인 2023.05.02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교권침해 117건
사흘에 한 번꼴 발생
중학교에서 가장 많아
교사 모욕 68건 최다
교권보호위 개최 전무
울산시 교육청
울산시 교육청

[울산시민신문] 지난달 20일 울산의 모 초등학교. 2교시 수업시간에 6학년 남학생이 여교사의 머리채를 잡는 사태가 벌어졌다. 수업이 시작됐는데도 학생이 칠판에 비속어를 적어놓은 게 발단이 됐다.

무너진 교권으로 울산 교사들이 시름하고 있다. 코로나19 일상 회복에 따라 학교 수업이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 이후 일선 학교 현장의 교권 침해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교사들이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울 만큼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학교 현장에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업시간 도중 학생들에게 욕설과 협박으로 시달리는 것은 기본이다. 피해를 호소하는 교사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례도 허다하다.

갈수록 교권침해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방법이 없어 교육 현장의 고충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학교 현장에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울산의 한 중학교 교사 B씨는 “학생이 정당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지도를 하는 게 당연한데 학부모 등으로부터 아동학대라고 항의받는 일도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생활지도를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은 교사들이 교육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려 한다”고 교단의 분위기를 전했다.

2일 시교육청이 최근 권순용 울산시의원에게 제출한 교권 침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심의 건수는 117건으로 이 중 모욕명예훼손이 68건으로 가장 많았고 공무 및 업무방해 15건, 상해폭행 1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5년간 연도별 교권침해 건수를 보면 2018년 78건, 2019년 80건에서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36건으로 줄었다가, 대면수업이 확대된 2021년에는 89건으로 2.5배 가량 늘었다.

초·중·고에서 교권 침해가 가장 많은 곳은 중학교로 5년간 전체 발생 건수의 절반이 넘는 239건에 달했고, 고등학교 135건, 초등학교 26건이었다.

교권침해를 일으켰다고 인정되는 학생에게는 교권보호위원회를 통해 교내 봉사부터 퇴학까지 징계를 내릴 수 있다. 교권보호위원회가 내릴 수 있는 조치로는 학교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 등 7개다.

학교 현장에서 대면수업 전환 이후 교권 침해는 증가하고 있으나 울산시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는 지난 3년간(2020~2022년)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