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와 사람 / 이서진
모자와 사람 / 이서진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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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해 _41

 

 

 

 

 

 

 

 

 

 

 

 


[모자와 사람 / 이서진]

 

밀짚모자를 보았다. 모자는 사람이 쓴다. 
모자는 밀짚으로 만들어진다. 밀짚은 벼로 만들어진다. 
벼는 쌀이다. 쌀은 물을 먹고 자란다. 
물은 수증기가 모여서 내린 비다.
비가 내려야 벼가 자란다. 벼가 자라면 쌀이 된다. 
쌀은 밥이다. 음식물 찌꺼기를 땅에 뿌리면 썩는다. 
거름이 되면 여러 가지 식물이 자란다.  
식물은 벼다. 벼는 또 밀짚이다. 밀짚으로 모자를 만든다. 
모자를 쓴 사람이 있다.
정리해본다.
모자-사람-모자-밀짚-벼-쌀-물-수증기-비-구름-수증기-물-비-쌀   
벼-쌀 짭짭짭- 밥 맛있다-곰팡이- 식물- 벼- 밀짚-모자-사람 
그러면 또....또

(남양주 가곡초등학교 4학년1반)

 

《감상평》

 누구나 말로는 잘하는데 글로 써 보라고 하면 힘들어한다. 
 첫 자부터 막힌다. 그런데 비결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서진 학생의 글을 보자. 
 주제는 '모자'인데 세상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쓴글이다.
 밀짚모자를 보았다. 생각의 흐름 따라 고개 한번 안 들고 단숨에 줄줄 써 내려갔다.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칭찬의 힘이다.
 내용 적인 면에서 보면 돌고 도는 뫼비우스 띠와 같은 자연 현상이 드러나 있다. 
 아마도 이 학생은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몰랐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이어가는 글쓰기를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떤 현상을 볼 때 그것은 어떤 원인에서 비롯된 것인지. 반대로 이런 일 다음에는 어떤 일이 생길 것인지 인과관계에 대한 논리가 선다. 결국은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감상 손설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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