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 최봉희]한 올 한 올 엮어가던금빛 같은 추억 물결어머니 떠나신 날놓고 가신 기억까지소나무나이테처럼무성해진 그리움
수선화 / 이명희산책길에누군가 날 불러돌아보니노란 입 쭉 내밀고하는 말틀림없이이 말일 거야가까이 다가가나직이 건넨 귀엣말"나도 사랑해"[동시집_맘대로 그리기 중]
[감나무가 쓴 동시 / 김춘남] '직유법을 쓸까’‘은유법을 쓸까’벌레 먹은 듯,잎사귀마다쓰고 지우고다시 쓴 흔적마침내완성한가을 동시홍시홍시홍시
[코로나 고개 / 권현숙] 공든 탑이 무너진 건 한 순간바닥까지 흔들려 캄캄한데눈물강 건너 처음처럼 다시우뚝 일어설 수 있을까
[기다림 / 양윤덕] 병상에 누우신 시어머니께서 항상 앉아 바라보시던 큰길로 바람이 휑하니 불고평상만 말없이 늙어 갑니다.
[입춘 / 유인규] 바위솔 푸른 잎에 봄소식 다가오네알싸한 향기 뿜는 노오란 생강나무봉의산 바위 언저리머리 들어 반기네
[연을 꿈꾸는 꼬리/박해경] 꼬리는 꼬리라는 것을 잊은 채꿈을 버리지 못하고바람이 상처가 되어도 허우적댄다 넋 놓고 바라보는 얼레가 되어 줄 수 없는 나무
[손 떨림 / 이 무 자] 세월이 나를 흔들고 있어흔들리고 있음을 인정할 수 없어바람이 불어서 흔들렸다고 억지를 부려
[달무리/박해경]비가 내리려는지달님이동그란 비옷을꺼내 입었다.내일 아침은구름 뒤집어 쓴해님이늦잠 자도 되겠다.
[크레바스/ 양순진] 살다보면 틈과 틈 사이에서허덕일 때가 있다중심만 잃지 않는다면헛디딘 그곳마저 삶의 정원